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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야구 인생을 걸었다. 동아대를 졸업한 199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해 2003년 은퇴할 때까지 KBO리그 통산 143경기 타율 2할2푼1리, 5홈런 26타점을 거둔 게 전부다. 30대 초반 이른 나이에 은퇴한 뒤 지도자로 전향했지만, 밑바닥부터 출발해야 했다. 2군 코치, 전력분석원, 다시 2군 코치로 10년을 보냈다. 2012년 김경문 전 감독의 부름을 받아 창단팀 NC에 합류한 뒤에도 선수단의 그림자 같은 존재였을 뿐이다. 김 전 감독의 사퇴와 유영준 감독 대행 체제를 거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무명의 이 감독에게 지휘봉이 돌아간 것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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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겐 '방패막'을 자처해왔다. 부진한 선수는 감싸고, 불필요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늘 팀을 부각시키는 겸손함도 꾸준히 유지해왔다. NC 창단멤버인 박민우는 "감독님의 가장 큰 장점은 큰 형처럼 친근하다는 것이다. 코치 시절에도 편하게 대해주시고, 고민에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감독 역할이 코치와 다르기 때문에 그 전과 똑같이 하실 수는 없다. 하지만 필요할 때는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신다"면서 "전반적으로 팀에 영향을 끼치신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모든 면에서 감독님 스타일 대로 이끌어주신다"고 말했다. 나성범 역시 "선수들과 오랫동안 같이 해와서 선수를 너무 잘 알고, 편안하게 대해주신다. 올 시즌 힘든 순간마다 여러 번 감독님의 역할을 느꼈다. 위기 상황에서 그 역할이 더 중요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년째 함께 한 주장 양의지는 "사랑의 리더십이라고 하고 싶다. 선수들을 믿어주고, 사랑으로 대해주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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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무명 설움 속에서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이 감독은 이제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면서 '통합우승 감독' 반열에 올랐다. 해피엔딩으로 귀결된 무명 반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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