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조바심내지 않아도 된다."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이 '에이스' 박혜진을 향해 진심을 건넸다.
지난달 10일, 우리은행은 청주 KB스타즈와의 공식 개막전에서 대형 악재와 마주했다. 박혜진이 고질적 족저근막염으로 이탈한 것. 박혜진은 경기 시작 4분 55초 만에 부상으로 코트를 떠났다. 그로부터 두 달여가 흘렀다. 박혜진은 여전히 재활 중이다.
박혜진의 빈자리는 크다. 그는 지난 몇 시즌 동안 우리은행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에도 리그 27경기에서 평균 36분35초를 뛰며 팀의 정규리그 1위에 앞장섰다. 기록은 14.7점-5.1리바운드. 승부처에서 제1 공격 옵션이기도 하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박혜진은 캡틴으로서 코트 안팎에서 팀을 이끄는 중심이다. 선후배 동료를 하나로 모으는 리더십은 단순히 수치로 환산할 수 없다. 우리은행 입장에서 박혜진의 공백이 뼈아픈 이유다.
정작 '수장' 위 감독은 덤덤하다. 그는 "박혜진의 몸 상태는 정확히 모른다. 얼마 전에 들은 얘기로는 가볍게 개인 운동을 하는 수준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위 감독의 담담함. 이유가 있다. 위 감독은 "사실 박혜진의 상태는 일부러 묻지도, 듣지도 않는다. 내가 박혜진에게 '괜찮냐'고 묻는 순간 분명 '바로 뛰겠다'고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혜진과 벌써 10년 가까이 운동하고 있다. 스타일을 잘 안다. 박혜진은 애쓰는 스타일이다. 웬만큼 아파서는 아프다는 말도 안 한다. 별로 쉰 적이 없다. 내가 괜히 말을 꺼내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지금도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러 신경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위 감독과 박혜진은 우리은행의 '르네상스'를 이끈 핵심 주역이다. 우리은행의 통합 6연패 역사에 함께했다.
위 감독은 "박혜진 없는 자리가 큰 것은 맞다. 하지만 선수 건강이 우선이다. 그러니 박혜진이 조바심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박지현 김진희 등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그들이 경험 쌓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30일 홈에서 용인 삼성생명과 격돌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