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승격의 기쁨도 잠시, 수원FC는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향한 준비에 돌입했다.
수원FC는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플레이오프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안병준의 극적인 동점골을 앞세워 1대1로 비겼다. 무승부 시 정규리그 상위팀에게 어드밴티지를 주는 K리그 규정에 따라 승격에 성공했다. 2016년 K리그1(1부리그)을 경험했던 수원FC는 5년만에 다시 1부 무대를 밟는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승격이었다. 김도균 감독은 경기 후 눈물을 보이며 "솔직히 아무도 수원FC를 주목하지 않았다. 그런 부분들이 생각이 나 복받쳤다"고 했다. 김호곤 단장과 김 감독이 똘똘 뭉쳐 겨우내 꽤 괜찮은 스쿼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냉정히 라이벌들에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올 시즌에는 제주 유나이티드, 대전 하나시티즌, 경남FC 처럼 스쿼드나 재정 등에서 K리그1급 규모를 갖춘 팀들이 즐비했다.
수원FC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승승장구했다. 안병준 마사의 활용도를 극대화한 김도균식 공격축구가 제대로 통했다. 강한 압박과 빠른 전환을 앞세운 수원FC는 리그 최다득점에 성공했다. 마지막까지 제주와 우승경쟁을 펼쳤다. 기적에 가까운 성과였다. 수원FC의 올 시즌 예산은 80억원 정도. 선수단 연봉은 전체 10개 팀 중 6~7위권이었다. 주전급 중 연봉이 1억원도 되지 않는 선수들이 수두룩 했다. 연봉이 실력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경쟁권팀들에 비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김 감독이 사석에서 여러차례 "솔직히 선수들이 여기까지 해준 것도 120%를 해준 것"이라고 했을 정도. 하물며 1부리그 팀들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욱 크다.
2016년 역시 기적같은 승격에 성공한 후 1시즌만에 떨어진 아픔을 갖고 있는 수원FC는 다음 시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역시 관건은 선수단 구성이다. 김 단장은 "사실 올라간 뒤 걱정이 더 크다. 지금 스쿼드로는 강등이 불보듯 뻔 하다. 당장 선수단 구성을 위한 고민에 들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승격을 확정한 만큼, 로드맵부터 다시 짜기로 했다. 당장 승격 다음날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일단 1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선수단이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는 것이 김 단장과 김 감독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이를 위해 한두 자리를 제외하고, 전 포지션이 보강 대상이다. 특히 올 시즌 내내 아쉬움을 보였던 좌우 풀백, 윙 등 측면 자원이 최우선 대상이다. 리그 전체를 봐도 측면쪽에 좋은 선수들이 부족해 고민이 크다. 결국 좋은 선수들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수원FC는 일단 수원시에 내년 예산 1, 2안을 제출한 상태다. 올 시즌 두배 가까운 금액을 요청했다. 플레이오프 일정이 늦어지며, 선수 영입전도 한발 늦게 시작한 수원FC는 가능한 한 과감한 베팅으로 좋은 선수들을 빠르게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수원시가 내년도 어느 정도의 예산을 책정할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