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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교체 추진 KGC의 복잡한 셈법, 뭐가 어떻게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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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외국인 선수 교체를 둘러싼 안양 KGC의 복잡한 셈법.

휴식기를 마치고 일정 재개를 앞둔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30일 오후 한국농구연맹(KBL)은 KGC의 외국인 선수 교체를 공시했다. KGC가 야심차게 데려온 얼 클락을 대신해 지난 시즌 함께 했던 크리스 맥컬러를 영입한다는 내용이었다.

클락은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 시절 고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뛴 것으로 이미 유명세를 탄 선수. 내-외곽에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기대하며 KGC가 데려왔다. 하지만 실제 모습은 너무 형편 없었다. 외곽슛 위주의 소극적 플레이로 김승기 감독과 구단을 실망시켰다. 김 감독은 클락에게 계속해서 적극적인 플레이를 주문했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맥컬러는 지난 시즌 KGC에서 KBL 무대에 데뷔한 선수. 내-외곽을 오가는 건 클락과 비슷하지만, 훨씬 더 적극적으로 골밑 돌파를 즐긴다. 시즌 초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점점 한국 농구에 익숙해지며 30득점 이상 경기를 수 차례 해내는 등 정상 궤도에 진입하려는 순간 무릎 부상으로 인해 한국을 떠나야 했다.

문제는 KBL이 교체를 공시했는데, 정작 구단은 확정된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 KGC 관계자는 "아직 교체가 확정 단계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뭐가 어떻게 된 일일까.

여러 복잡한 상황이 겹쳤다. 코로나19 특수성이 큰 영향을 미쳤다. 맥컬러는 22일 한국에 왔다. 자가 격리를 2주 하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다. 그렇다면 KGC는 클락을 쓸 때까지 쓰고 자가 격리가 끝날 때 즈음 교체를 하면 된다. 하지만 일찍 공시를 했다. 맥컬러가 자가 격리를 마치는 동안 마음이 떠났을 클락을 안쓰려 그랬던 걸까.

규정 문제였다. KBL 규정에 따르면 교체할 외국인 선수가 입국을 할 경우, 입국 후 7일 안에 교체 여부를 연맹에 통보해야 한다. 30일은 KGC가 연맹에 교체 여부를 통보할 마지노선이었던 것.

연맹이 이를 통보했다는 건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런데 왜 확정이 아니라고 했을까. 또 규정을 살펴야 한다. 연맹이 공시를 해도 실제 등록은 2주 안에만 하면 된다. 그동안은 바로 선수를 바꾸고 싶은 팀들이 대부분이었기에 바로 비자를 받게 하고 교체 절차를 밟았지만, 맥컬러는 그럴 필요가 없다. 어차피 자가 격리를 더 해야하기에 등록을 미루고 그 남은 기간 클락을 뛰게 하는 게 팀에는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맥컬러의 자가 격리가 끝나면 바로 교체가 진행되는 것일까. KGC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모르는 일이다. 먼저 맥컬러의 몸상태를 살필 것이다. 그리고 남은 기간 동안 클락이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면 굳이 교체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규정상 2주 안에 영입 의사를 철회할 수 있다. 맥컬러 카드로 클락을 각성시키려는 김 감독과 구단의 노림수라고 볼 수 있다. 구단은 에이전트를 통해 클락에게 현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또 하나 변수는 라타비우스 윌리엄스다. 윌리엄스 역시 골밑에서의 위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만약, 클락이 살아나면 윌리엄스를 퇴출시키고 맥컬러를 최종 선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최근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가 인기리에 방영중이다. 잔인한 경쟁 시스템이 유명한 프로그램이다. KGC에도 앞으로 약 2주의 기간 동안 농구판 '쇼미더머니'가 펼쳐지게 됐다. 살아남아야 하는 자와 새롭게 치고 들어오려는 자, 결말은 어떻게 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