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학생=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이렇게 해서는 운 좋으면 승리할 뿐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김민수(38·서울 SK)가 목소리에 힘을 줬다.
김민수는 SK '장신 포워드라인'의 핵심이다. 높이와 파워를 앞세워 팀의 골밑을 지킨다. 필요한 순간 한 두방 꽂아 넣는 외곽포도 팀에 큰 힘이 된다. SK는 올해도 김민수의 활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그는 시즌 초 두 경기를 소화한 뒤 허리 부상으로 한동안 재활에 몰두했다. 김민수는 2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홈경기를 통해 복귀를 알렸다.
오랜만에 밟은 코트. 김민수는 17분23초 동안 10점-3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팀을 이끌었다. 상대의 추격이 거세던 3쿼터 중반에는 외곽포 두 개를 터뜨리며 리드를 지켜냈다. 김민수의 활약을 앞세운 SK는 87대84로 승리하며 2연패를 끊어냈다. 경기 뒤 문경은 감독은 "김민수가 아직은 빨리 지치긴 하지만, 내가 생각한 이상으로 공수에서 잘해줬다. 외곽 공격 등 자기 플레이를 하며 활약해줬다"고 칭찬했다.
정작 김민수 본인은 만족스럽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는 "컨디션은 괜찮은데, 경기 체력은 보완이 필요하다. 몇 경기만 더 뛰면 괜찮을 것 같다"고 입을 뗐다.
이어 "3쿼터까지는 다 같이 볼을 만지면서 잘했다. 4쿼터 때 집중력이 약간 떨어진 것 같다. 욕심을 부리다보니 상대에 밀렸다"고 반성했다. SK는 3쿼터 한때 19점 앞섰다. 하지만 4쿼터 막판 상대에 추격을 허용했다. 경기 종료 6.2초를 남기고 85-84까지 쫓겼다.
김민수는 휴식기 전 2연패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그는 "팀플레이가 거의 되지 않았다. 너무 개인플레이만 하려고 했다. 운이 좋으면 승리할 수 있지만 챔피언결정전에는 절대 갈 수 없다. 동료들에게 '다 함께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가야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SK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11월 휴식기 전 2연패하며 주춤했다. 김민수는 '원 팀'을 강조하며 투지를 불러 일으켰다.
한편, 김민수는 이날 '각성모드'로 팀 공격을 이끈 닉 미네라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서울 삼성에서 뛰었던 미네라스는 올 시즌 SK로 둥지를 옮겼다. 하지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네라스는 휴식기 동안 적응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올 시즌 개인 최다인 20점을 올렸다.
김민수는 "미네라스는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다. 외곽에서 슛을 던질 수 있다. 힘도 정말 세서 안에서 도움이 된다.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앞으로를 생각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학생=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