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6년 동안 13억2500만엔(약 141억5000만원)을 받은 선수가 있다. 그런데 그 선수는 6년간 14경기에만 등판했고, 61⅔이닝을 던져 6승5패에 그쳤다. 절치부심한 올해는 부상으로 1경기도 나오지 못했다.
1980년생으로 내년이면 만 41세가 되는 그는 지난해 연봉 3000만엔(약 3억2000만원)에서 1000만엔이 깎인 2000만엔에재계약을 해 한번 더 기회를 얻었다. 그는 한시대를 풍미했던 일본 프로야구 선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다.
마쓰자카는 2000년대 초반 일본 최고의 투수로 군림하며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했던 에이스다.
1999년 고졸 신인으로 세이부 라이온스에 입단한 마쓰자카는 그해 퍼시픽리그 다승왕에 오르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2001년까지 3년 연속 다승왕에 올랐다. 2001년엔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와무라상도 수상했고 시즌 MVP도 두차례 수상했다. 2006년까지 8년간 108승60패, 평균자채점 2.95의 성적을 낸 마쓰자카는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포스팅시스템으로 이적료 5111만1111달러(당시 약 560억원), 6년간 총액 5200만달러(약 570억원)의 특급 계약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인 2007년 15승12패, 평균자책점 4.40으로 연착륙에 성공한 마쓰자카는 그해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2008년엔 18승3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더 좋은 성적을 올리며 메이저리그도 휨쓰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부상으로 부진에 빠졌다. 2009년 부상으로 59⅓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친 마쓰자카는 2010년엔 9승6패 평균자책점 4.69, 2011년엔 3승3패 평균자책점 5.30, 계약 마지막 해인 2012년에도 11경기서 1승7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이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거쳐 뉴욕 메츠로 이적한 마쓰자카는 2013년 3승3패, 2014년 3승3패에 머물면서 미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일본의 정착지는 친정 세이부가 아닌 소프트뱅크였다. 일본과 미국에서의 활약도와 인기에 소프트뱅크는 3년간 12억엔에 마쓰자카를 영입했다. 하지만 마쓰자카는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2017년까지 3년 동안 1군에서 단 1경기, 1이닝만 던졌다.
마쓰자카는 2018년엔 주니치 드래곤즈로 둥지를 옮겼고 11경기서 6승4패, 평균자책점 3.74로 재기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부활을 알렸다. 1500만엔이던 연봉은 2019년엔 8000만엔으로 올랐다. 하지만 2경기 출전에 그치며 시즌 후 방출.
올시즌 다시 친정인 세이부로 돌아온 마쓰자카는 여전히 부상과 싸웠다. 3월 하순엔 오른쪽 무릎이 좋지 않아 주사 치료를 받아야 했고, 7월엔 오른손 마비를 치료하기 위해 척추 내시경 수술을 받기도 했다. 결국 1경기도 등판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마쓰자카는 재계약을 한 뒤 "계약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다음 시즌은 메트 라이프 돔에서의 승리를 목표로 구단과 팬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동메달 결정전서 한국의 이승엽에게 역전 안타를 맞았던 마쓰자카를 아직도 많은 한국 야구팬이 기어가고 있다. 2021년이 마쓰자카에겐 마지막 기회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