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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3쿼터 종료까지 8점을 앞섰다. 그리고 추격을 허용했지만 4쿼터 종료 4분여를 앞두고 저스틴 녹스가 환상적인 '인유어페이스' 덩크슛을 터뜨리며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냈다. 녹스가 포효했고, 점수차가 5점으로 다시 벌어졌다. 삼성이 다급하게 작전타임을 불렀다. DB쪽으로 급격히 분위기가 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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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는 다음 작전타임이 있기까지 약 1분20초를 쉬었다. 그 사이 DB는 아이제아 힉스에 연속 득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경기는 다시 접전이 된 상황이었고, 김종규가 다시 코트를 밟았지만 이미 삼성의 기가 살아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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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베테랑 지도자다. 승부처임을 몰랐던 게 아니다. 그렇다면 왜 중요한 순간 김종규를 뺐을까. 이 감독은 "이번 시즌 김종규, 두경민 등을 빼주는 타이밍을 갖고 얘기를 많이 듣는다. 나는 빼고 싶어 빼겠나. 선수들이 사인을 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김종규는 족저근막염으로 인해 시즌 초반 제대로 뛰지 못했다. 삼성전이 복귀 후 처음으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나름의 활약을 한 날이었다. 점차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두경민도 손목 부상으로 이탈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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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선수는 편하게 관리를 받으며 뛰는 장점이 있지만, 이렇게 하다 경기를 망치면 그 후유증도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그 한 경기 패배로 연패가 길어질 수 있고, 시즌 전체를 망치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어떨 때는 선수가 아프고 힘들어해도 조금은 잔인하게 느껴지게 출전을 밀어부치는 감독들이 있는데, 이것도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7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스타 플레이어 김종규라면 누구보다 승부처에서 투혼을 발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몸이 아프다는 핑계는 사치다. 시즌 전부터 관리를 잘하라고 많은 연봉을 주는 것이다. 선수에게 쉬는 타이밍에 대한 전권을 줘버리면, 선수가 이를 냉정히 판단하기 힘들 수 있다. 그래서 감독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냉정하게 경기, 선수를 봐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