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되며 이동통신사와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새로운 요금제와 단말기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5G 시장 쟁탈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5G 시장 경쟁의 전초전이었던 2020년과 달리 올해는 각 사가 '시장 초기'라는 꼬리표를 떼고 마주하는 진검 승부를 펼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한국 시각으로 이달 15일 0시 언팩 행사를 개최하고 갤럭시 S21을 공개할 예정이다.
갤럭시S21은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올해 첫 5G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 주목받고 있는 제품이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확산 영향을 받았던 갤럭시S20의 부진을 이번 신제품으로 만회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뒤 세계 5G 스마트폰 시장 판도를 뒤바꾼 애플사의 아이폰12에 대항하기 위해 출시 일정을 한 달 정도 앞당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까지 업계 내에 알려진 갤럭시S21 시리즈는 기본형과 플러스, 울트라 등 3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울트라 모델은 갤럭시S 시리즈 최초로 S펜 사용을 지원한다. 여기에 1억800만화소 메인 카메라, 10배 줌 망원 카메라를 적용할 예정이다.
LG전자는 기나긴 스마트폰 사업 부문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2번째 모델로 롤러블폰인 LG롤러블(가칭)을 이달 11일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롤러블은 기본 6.8인치에 화면을 펼치면 7.4인치까지 확장돼 새로운 스마트폰 사용성을 선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시제품 수준이 아닌 정식 실물 모델로 선보이는 세계 최초의 롤러블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년 간 혁신 정체기를 보내온 스마트폰 업계는 LG롤러블이 삼성전자가 출시한 바 있는 Z폴드 시리즈와 함께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한편 이동통신 3사도 새해를 전후로 중저가 5G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
통신사별 중저가 요금 출시에 따라 소비자들은 4만원대부터 데이터 사용량에 맞는 다양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0월 KT가 업계 최초로 5G 중저가 요금제인 '5G 세이브'와 '5G 심플' 2종을 출시했다. 이어 SK텔레콤이 지난해 말 기존보다 30%가량 저렴한 5G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정부에 신고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일 4~5만원대 5G 중저가 요금 2종을 내놨다.
LG유플러스의 신규 요금제는 특화 서비스가 아닌 기본 요금제로 편성됐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해당 요금제 택한 뒤 선택약정할인제도나 가족결합 혜택, 결합할인 등을 모두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KT가 출시한 요금제가 가족결합 혜택 등 일부 할인을 지원하지 않고, SK텔레콤은 온라인 개통만 요금제 가입이 가능하며 역시 선택약정할인 등이 지원되지 않는다.
5G 전용 단말과 요금제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연초부터 국내 5G 시장 경쟁이 한층 더 뜨거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말 아이폰12 출시 돌풍으로 11월 한 달간 5G 가입자 증가 수가 역대 최고 기록인 약 95만명에 달한 바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S21 출시로 이와 같은 가입자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저가 요금제의 실익이 낮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5G 특성상 빠른 속도로 발생하는 데이터 소모량이 많고, 5G 전체 트래픽의 절반 이상이 영상 콘텐츠 소비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데이터 제공량 50GB, 100GB 구간 요금제 신설을 통해 5G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시장이 초기 단계를 지나 안정화 궤도에 접어들면서 업체 간 경쟁도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과거와 같이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악성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업계의 자정적인 노력과 규제 당국의 적절한 역할 모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