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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의 리매치, 뒤바뀐 결과', 여농 챔프전 2차전도 그대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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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의 리매치, 뒤바뀐 결과.'

여자 프로농구 삼성생명과 KB스타즈는 지난 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이어 2년만인 7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다시 만났다. 지난 시즌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정규리그마처 끝까지 개최되지 못했기에 당연히 포스트시즌도 없었다. 따라서 사실상 두 시즌 연속 챔프전 맞대결인 셈이다.

2년 전과는 달리 삼성생명이 이번에는 7일 열린 1차전을 잡아내며 기선을 잡았다. 역대로 1차전을 잡은 팀이 최종 챔피언이 될 확률은 67.8%, 따라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은 맞다. 하지만 이제 첫 경기를 치렀을 뿐 섣불리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두 팀 모두 플레이오프(이하 PO) 2~3경기씩을 치르며 체력이 떨어진 상황인데다, 하루 걸러 경기를 치러야 하기에 분명 변수는 있다. 또 KB스타즈가 유독 강한 청주체육관에서 3~4차전을 치르는데다, 가장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는 청주 홈팬들이 경기장의 30%까지 입장할 수 있기에 이 역시 경기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1차전에 들어가기 전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나 안덕수 KB스타즈 감독 모두 2년 전 대결에 대해 반추했다. 두 사령탑 모두 정신적인 무장이나 각오에선 분명 다를 것이란 공통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2년 전과 무엇이 가장 달라졌기에, 반대의 결과가 도출됐을까.

현격한 차이점은 체력이라 할 수 있다. 당시 KB스타즈는 1위로 챔프전에 직행, 우리은행과 PO 3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치르고 올라온 삼성생명을 상대로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1차전은 97대75로 승리, 무려 22점이나 차이가 났을 정도다. 시리즈 전적은 당연히 3-0이었고, 역대로 가장 싱겁게 끝난 챔프전으로 기록될 정도였다. 우리은행과의 3차전을 끝내고 단 3일만에 또 다시 격일로 경기를 치러야 했던 삼성생명으로선 좀처럼 떼지지 않는 손과 발로 인해 저항 한번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2013~2014시즌부터 이어온 포스트시즌 시스템이 8시즌만에 바뀌어 상위 4개팀이 모두 PO를 치러야 하기에, 1위팀에 대한 어드밴티지는 분명 사라졌다. 정규시즌 1위라는 상징적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소수의 멤버로 시즌 최종전까지 전력을 다했던 우리은행이 한 라운드를 PO 준비에 쏟아부으며 체력을 아낀 삼성생명에 패한 것은 향후 전략 수정의 본보기가 됐다.

물론 체력만 좌우한 것은 아니다. KB스타즈는 박지수가 당시에도 3경기 모두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하드캐리를 한 것은 분명하지만 공격에선 외국인 선수 쏜튼의 존재감이 컸다. 쏜튼은 경기당 27.33점이라는 가공할만한 득점을 올리며 우승을 이끌었다. 사실상 두 선수가 공수를 이끌고 강아정 염윤아 심성영이 번갈아 양념같은 역할을 해냈다. 안 감독도 "박지수에 수비가 몰리면 쏜튼에 빼주면 되고, 수비가 쏜튼에 몰린 사이 박지수가 좀 더 편안하게 득점과 리바운드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박지수가 공수를 대부분 이끌어야 하기에 당연히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수는 올 시즌 30경기 모두 더블-더블이라는 금자탑에다, 신한은행과의 PO에서 2경기 연속 20-20 이상을 올리는 신기록을 썼지만 김한별과 배혜윤이라는 노련한 더블 포스트가 버틴 삼성생명전에선 거친 몸싸움과 많은 움직임에 버거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1차전에서 9리바운드에 그치며 시즌 전 경기 더블-더블 기록도 깨졌다.

어쨌든 두 팀 모두 외국인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쏜튼을 대신할 그리고 박지수를 도울 동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1차전에서 김민정에 이 역할을 기대했지만, 주전으로서의 첫 챔프전이라는 중압감을 버티지 못하며 16득점-5리바운드에 그쳤다. 발목 부상중인 강아정에게 이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면 심성영이나 김민정이 더 분발해야 한다. 2차전에서 이런 반등이 나오지 않을 경우 현재 기세로선 2년 전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