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지금까지 참고 왔다. 믿고 가려고 한다."
22일 화성실내체육관. IBK기업은행 김우재 감독은 이날 표승주의 선발 출전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표승주는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왼쪽 발목을 다쳤다. 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통증을 안고 출전한 표승주에게 목적타를 집중시켰다. 기업은행은 이렇다 할 모습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세트스코어 1대3으로 완패했다. 3전2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벼랑 끝에 몰린 기업은행에겐 공수 핵심인 표승주에게 다시금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몸 상태가 좋진 않지만, 지금까지 참고 왔다. 본인 의지도 있으니 믿고 가려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대1로 꺾고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표승주가 1세트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흥국생명의 리시브를 흔들었다. 기업은행은 김희진의 블로킹과 라자레바의 공격까지 살아나면서 2세트까지 쾌속 질주했다. 흥국생명이 3세트부터 분위기를 살리면서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기업은행은 4세트 접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결국 2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2세트까지 속수무책으로 밀리던 흥국생명은 3세트부터 김나희 김미연의 활약 속에 김연경이 살아나면서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으나, 결국 3차전을 기약하게 됐다.
표승주는 경기 후 "(1차전을 마친 뒤) 내가 해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이 (시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후회 없이 하고 나오자고 생각했다. 긍정적인 생각, 좋은 마음을 갖고 플레이 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향한 흥국생명의 목적타를 두고는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오로지 나였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이젠 내가 이겨내지 않으면 안되는 자리다. 우리 팀 레프트 중 내가 제일 나이가 많지만, 김주향 육서영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라도 내가 목적타를 맞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상 정도를 두고는 "상대편이 알면 안되는데..."라고 웃은 뒤 "끝까지 버텨 볼 생각"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표승주는 "(3차전은) 어쩌면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더 오래 배구를 하고 싶다. 상대도 우리를 잘 알고 있지만, 더 준비를 잘해서 1차전과 같은 경기를 하지 않도록 하겠다. 어렵게 온 만큼, 챔피언결정전까지 갈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두 팀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 진출 티켓을 놓고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친다.
화성=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