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같은 왼손 투수의 같은 151㎞. 하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고, 그 속엔 제구력이 있었다.
한지붕 두가족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올시즌 나란히 왼손 투수를 영입했다. 두산은 대만 출신의 아리엘 미란다를 데려왔고, LG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앤드류 수아레즈와 계약했다.
둘 다 151㎞의 빠른 공을 뿌리는 왼손 투수라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미란다는 지난해 좋은 피칭을 했던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을 일본과 미국으로 떠나보내고 데려온 투수이고, 수아레즈는 LG가 우승을 위해 에이스였던 타일러 윌슨과의 재계약 대신 선택한 인물이었다.
연습경기를 통해 기대감은 높였던 둘은 시범경기 등판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미란다는 지난 22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서 1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다. 2아웃만 잡고 3안타 2탈삼진 5볼넷 7실점의 부진을 보였다. 최고구속은 151㎞ 였지만 제구가 되지 않다보니 볼넷이 많아졌고 결국은 버티지 못했다.
수아레즈는 달랐다. 제구력이 뒷받침된 빠른 공과 변화구는 계속 좋은 성적과 이어졌다. 이전 두차례 연습경기에서 무실점을 한 수아레즈는 25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첫 시범경기 등판에서도 무실점을 이어갔다. 3이닝 동안 33개의 투구만 하고 1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수아레즈는 특히 17일 두산과의 연습경기서도 4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뒤 또다시 만난 두산 타자들에게 또 압승을 거뒀다. 2경기서 7이닝 동안 단 2안타만 허용했는데 그것도 허경민에게만 2개를 맞았다. 나머지 타자들에겐 모두 완승을 거둔 것.
두산은 미란다를 개막전 선발로 내정한 상태다. 일본과 대만에서 아시아 야구를 경험했고, 전지훈련에서도 꾸준히 안정감을 보였다는 게 두산 김태형 감독이 밝힌 이유다. 28일로 예정된 두번째이자 개막전을 앞둔 마지막 등판에서 개막전 선발이 될 수 있는 이유를 보여줘야 한다.
수아레즈는 현재까지 기대 이상의 모습이다. 30일 SSG 랜더스와의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한 뒤 4월 6일 수원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를 준비하게 된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