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SSG 랜더스 추신수가 드디어 외야에 섰다. KBO 데뷔 후 첫 외야수 출전이었다.
추신수는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서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연습을 많이 했다. 플라이 타구 잡는 것이 훨씬 나아진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미국에 있을 때도 연습과정에서 시야도 흔들리고 하는 건 늘 있는 일이다. 빨리 서두르면서 과정을 배제하다 보니 있는 일"이라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상대적으로 생소한 좌익수 수비에 대해 그는 "중견수와 코너 외야는 장단점이 있다. 중견수는 커버해야 하는 범위가 넓지만, 타자가 공을 쳤을 때 코너 외야수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코너 외야수는 변화가 심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1회초 부터 중요한 타구가 날아왔다.
0-1로 뒤진 1회 무사 2,3루. 삼성 4번 피렐라가 SSG 선발 박종훈의 변화구를 당겼다. 살짝 빗맞은 타구. 쓰리 바운드로 캐치한 추신수는 지체 없이 홈으로 송구했다.
빨랫줄 처럼 날아간 공은 홈플레이트에서 살짝 앞으로 나온 포수 이흥련의 미트에 노바운드로 도착했다. 가볍게 뿌렸음에도 강한 송구로 이어졌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추신수의 강견이 유감없이 드러난 순간. 추신수 어깨를 익히 아는 2루주자 구자욱은 3루에 멈춰섰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생소한 좌익수 수비에 추신수가 간과한 점이 있었다.
피렐라의 공격적 주루플레이였다. 피렐라는 추신수의 송구가 커트맨을 거치지 않은 높이로 뿌려지는 걸 보는 즉시 1루를 거쳐 2루로 내달렸다. 무난하게 2루 세이프.
내야수가 커트할 수 있는 높이로 던졌다면 피렐라의 공격적 주루플레이를 막을 수 있었던 살짝 아쉬웠던 장면. 하지만 추신수를 탓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상대 주포인 외국인 타자가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추신수의 미스라기 보다는 아직 상대 선수 파악이 덜 된 탓이라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미세한 틈을 놓치지 않은 피렐라의 공격적 플레이를 칭찬해야 할 장면이었다.
이후 5회말 대주자로 교체될 때까지 추신수의 호수비를 볼 만한 상황이 없었다. 3회 이원석의 좌전안타, 4회 피렐라의 좌전안타가 전부였다.
타석에는 이날 3타수1안타 2타점으로 첫 멀티 타점을 올렸다. 시범경기 4경기 4타점에 타율을 3할로 끌어올렸다.
한편, 경기 전 일찍 나와 라커를 정리했다는 추신수는 "인천에 오니 좋다. 대구, 창원 등을 갔었는데 (신설구장이라) 편의시설이 잘 돼 있던 거 외에 야구장(그라운드)은 인천 여기가 더 나은 것 같다. 나갔다가 돌아오니 편안한 느낌"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타석에 이어 수비, 새로운 환경 모두 적응중인 전직 메이저리그 빅스타 출신 추신수. 강견에서 뿜어져 나오는 멋진 보살은 다음 경기에서 기대해 봐야 할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