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가 '유격수 딜레마'에 빠졌다.
이학주와 김지찬 사이에서 고민이 크다. 장단점이 뚜렷하고, 확연이 다르다.
강견에 수비가 좋은 이학주를 쓰자니 태도가 문제다.
오해일 수도 있지만 그라운드 위에서의 모습이 불필요한 오해를 부른다. "절실하게 야구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나온다. 억울한 오해를 부르는 표정이나 행동이라면 '그렇게 보일 수 있음'을 인정하고 바꿔야 한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지만, 단체 스포츠인 야구에서 보이는 모습이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설상가상 후반기 들어 극심한 타격 슬럼프(타율 0.086)까지 겹치면서 김지찬에게 선발 유격수를 내준 채 교체 멤버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김지찬에게 풀타임 유격수를 맡기기엔 송구가 살짝 우려스럽다.
송구만 제외하면 김지찬은 빼어난 수비 실력을 갖춘 만능내야수다. 풋워크와 순발력이 뛰어나 수비 범위가 넓고 동작이 매우 빠르다.
타석에서의 장점도 많다. 간결한 끊어치기에 빠른 발을 활용한 기습 번트 안타가 가능하다. 일단 출루만 하면 상대 배터리는 비상이 걸린다.
다만, 딱 하나의 문제는 송구다. 강한 어깨가 아닌데다 정확도가 떨어진다. 박빙의 클러치 상황에서 빠른 타자, 느린 타구, 깊은 코스의 땅볼 때 벤치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송구 실수는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급기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비 위치를 앞으로 당겼다. 전진 배치로 좁아진 범위를 풋워크와 순발력으로 커버한다는 복안.
삼성 허삼영 감독은 "송구 문제는 앞으로 당기는 수 밖에 없다. 전진 수비를 해서 바운드 줄여가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스피드가 뛰어나 범위는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내야수 강한울을 유격수에 쓰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강한울은 몇 안되는 경기 후반 교체 카드다. 대타 카드로도 요긴하다. 허삼영 감독이 "좌투수 우투수 가리지 않고 컨택이 좋고 자기 스윙을 가져갈 수 있는 타자"로 꼽는 선수다.
때마침 몸도 삐끗했다. 허 감독은 31일 키움전에 앞서 강한울 유격수 기용에 대한 대안을 묻자 "문제는 건강함"이라며 "허리통증으로 오늘은 시합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풀기 힘든 엇박자 딜레마. 삼성이 2022년 1차지명에서 제도 부활 이후 처음으로 투수가 아닌 유격수 이재현을 지명한 이유다. 미래의 삼성 키스톤 콤비는 김지찬 2루수-이재현 유격수 그림이 최상의 조합이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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