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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위원은 8월 31일 스포츠조선과 전화통화에서 "감독과 특정 선수를 비판할 생각은 없었다. 선수들의 부족한 투쟁심과 근육부상으로 스스로 교체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그런 부분들을 지적하고 싶었다"고 '작심해설'을 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프로선수들이라면 적어도 시즌의 80% 이상은 소화해야 한다고 본다. 그게 안 된다면 준비,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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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위원의 해설을 접한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구구절절 옳은, 뼈 때리는 발언이었다", "평소 선비 스타일로 해설하는 현영민 위원이 오죽하면 저렇게 말하겠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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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K리그 최고의 팀 중 하나로 손꼽혔던 구단이기에 팬들이 받는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마지막까지 강등을 걱정한 2018시즌,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2020시즌보다 올시즌 상황이 더 암울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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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위원을 비롯한 선수출신 전문가와 현역 지도자 등의 의견을 종합하면 크게 3가지 문제로 압축할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선수단 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여름에 지동원, 가브리엘을 영입하며 전방 공격진의 숫자는 늘렸지만, 정작 필요한 포지션은 경험많은 센터백과 2선 미드필더였다는 것이다. 서울이 공격 전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습관적으로 허무하게 실점하는 패턴을 보면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분석이다.
한 선수출신 전문가는 이런 의미에서 "현재 서울 스쿼드는 좋지 않다고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화려한 스쿼드'에서 '화려함'을 담당한 선수들은 하나같이 컨디션, 부상 이슈로 인해 오랜 기간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주장 기성용은 연속골과 레이저 패스로 주목받은 3월 이후 반짝임을 잃었다.
박 감독은 베테랑의 컨디션과 주요 선수들의 부상, 상대팀 특징 등을 두루 고려해 자주 전술 변화를 꾀했다. 최근 3경기만 돌아봐도 포백-스리백-포백을 오갔다. 한 현역 지도자는 "팀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서울같은 팀은 전술을 자주 바꾸는 것보다 하나의 전술을 밀고가는 편이 더 나아 보인다. 서울 선수들이 수비적인 전술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아서 하는 말"이라고 했다.
부족한 투쟁심도 서울의 반등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시즌 중 서울을 만난 한 지도자는 "서울 선수들이 애매하게 뛴다. 저렇게 뛰면 감독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데…"라고 했다.
최용수 전 서울 감독도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저 따위로 하면서 어떻게 서울 엠블럼을 달고 뛰나. '사흘 뒤에 경기가 있으니까', '나는 국가대표니까' 개소리하지 말라 그래라. 그런 멘털 자체가 틀려먹은 거다. 한 경기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설마 우리가 강등되겠어? 하는 설마가 현실로 올 수 있다"고 외부인의 시선으로 선수들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
서울은 지난해 최 감독이 중도 사퇴한 뒤 '대행의 대행'이 팀을 이끄는 촌극을 빚어냈다. 올시즌 젊은 지도자인 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서울 프런트는 작년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팀이 12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했을 때도 신뢰를 보낸 이유다.
포항전 승리로 반등의 기미를 보인 서울은 제주전 포함 최근 5경기에서 1무4패, 승점 1점 획득에 그치며 다시금 부진에 휩싸였다. 제주전을 마치고 고개를 떨군 선수들 표정,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박 감독의 표정은 현재 서울 라커룸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남은(반등)카드가 없다"는 박 감독의 말은 서울의 현실을 대변한다. 현 위원은 "다른 팀과의 비교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서울에 필요한 건 광주가 최근 보여준 투쟁심이 아닐까 한다. 한 골차 승리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애정어린 조언을 건넸다. 석 달 남은 K리그, 명문구단 서울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