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후반기 그야말로 구름 위를 걷고 있다.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도 구자욱(28)의 맹활약을 인정했다.
허 감독은 2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자리에서 구자욱에 대해 "7월 말에는 체력 저하가 눈에 보였다. 지금은 회복했다"며 "많은 기동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구자욱이 득점, 도루에서 팀을 이끌고 있다. 체력안배를 잘해주면 남은 경기까지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고 전했다.
구자욱은 올림픽 휴식기가 끝난 뒤 돌입한 후반기에서 펄펄 날고 있다. 8월 타율 3할2푼4리 2홈런 8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후반기만 따지면 도루 1위(8개)다. NC 다이노스의 김기환보다 2개를 더 훔쳤다.
구자욱은 좋은 컨디션을 2일 KIA전에서도 이어나갔다. 1-1로 팽팽히 맞선 4회 초 중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후 1사 만루 상황에서 김지찬의 우전 적시타 때 역전 득점을 올렸다.
8회 초에는 쐐기포도 터뜨렸다. 앞선 외국인 타자 피렐라의 홈런에 이어 '백투백 홈런'을 때려냈다. KIA 불펜 홍상삼을 상대로 무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4구 141km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피렐라와 구자욱의 연속타자 홈런은 시즌 18호. KBO 통산 1065호.
구자욱은 "최근 타격 코치님들과 많이 대화를 하고 연습을 한 게 좋은 타격감으로 이어지는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홈런 등 기록은 욕심낸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매 경기,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수비에서도 발군이었다. 이날 삼성 선수들은 경기 초반 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 애를 먹었다. 볼이 하늘로 솟구치면 하늘색과 볼색이 비슷해 시야에서 놓친 경우가 두 차례나 있었다.
하지만 구자욱은 이들의 실수를 만회하는 슈퍼캐치를 두 차례나 해냈다. 1회 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강경학이 제대로 잡아당긴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캐치에 성공했다. 또 4회 말에는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김민식이 친 큼지막한 타구를 담장을 맞기 전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면서 선발 원태인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줬다.
이에 대해 "수비는 기본적인 플레이였다. 평소 훈련했던 부분이 경기에서 좋은 플레이로 이어진 것 같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허 감독이 칭찬한 주루에서도 번득임을 보였다. 4회 말 선두타자로 안타를 치고 나간 뒤 후속 강민호의 좌전안타 때 한 베이스를 더 진루했다. 2루에 도착한 뒤 타구의 속도와 타이밍을 잘 살핀 뒤 쏜살같이 달려 3루까지 안착했다.
구자욱은 시즌 끝까지 이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우익수 부문에서 생애 첫 골든 글러브 수상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국내 최고의 외야수로 인정받는 날이 머지 않았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