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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로하스-테임즈가 없다' 외인타자 회의론, 그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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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후반기 들어 외국인 타자 '회의론'이 급격하게 일고 있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래 올해처럼 외인타자들의 존재감이 미미했던 시즌은 없었다. 외국인 타자의 트레이드 마크는 파워 넘치는 타격과 클러치 능력. 그러나 올해 10개팀 대부분이 외국인 타자보다 국내 타자에게 그 역할을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소위 팀내에 '멜 로하스 주니어', '에릭 테임즈'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후반기 들어 그런 현상이 커졌다. 지난 4일 열린 경기에서 4번 타순에 외국인 타자를 기용한 팀은 NC 다이노스 밖에 없었다. 애런 알테어가 지난 1일 경기부터 4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범위를 클린업트리오로 확대하면 삼성 라이온즈 3번 호세 피렐라와 한화 이글스 5번 에르난 페레즈가 포함된다.

두산 베어스 호세 페르난데스는 1번, LG 트윈스 저스틴 보어는 7번, 키움 히어로즈 윌 크레익이 2번, 롯데 자이언츠 딕슨 마차도는 9번, SSG 랜더스 제이미 로맥이 6번, KIA 타이거즈 프레스턴 터커가 6번, KT 위즈 제라드 호잉이 7번타자로 각각 출전했다.

이 가운데 원래 중심타자 자원이 아닌 마차도와 페르난데스를 뺀 나머지 5명은 팀에서 원하는 자리에서 밀린 타순에 배치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알테어도 사실 붙박이 4번타자는 아니다. 즉 올시즌 외국인 타자들 중 진정한 4번타자는 한 명도 없고, 3과 5번으로 확대해도 2~3명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게 된 건 외국인 타자들의 실력이 올시즌 유난히 함량 미달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 KT, 한화, 키움는 이미 전반기에 기존 외인타자를 퇴출했다. 대체 타자들도 아직까지는 만족스러운 타격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나마 KT 호잉이 이날 LG전서 투런홈런을 날리는 등 최근 3경기에서 7타점을 몰아치며 4번 복귀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정도다.

공격 8개 부문 가운데 외국인 타자가 1위를 달리는 곳은 하나도 없다. 삼성 피렐라가 홈런과 타점, 득점, 최다안타에서 2~3위권에 포함된 게 눈에 띄는데, 피렐라도 9월 들어 살아나는 조짐을 보일 뿐 후반기 타율이 2할6푼2리로 전반기(3할1푼2리)보다 크게 떨어졌다.

전반적인 외국인 타자들의 실력이 하향 평준화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아 국내 공급선에 차질이 빚어졌고, 기존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소위 '약발'이 다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시즌 트렌드가 타고투저에서 투고타저로 빠르게 이행된 것도 외인 타자들의 부진과 연관된다.

수도권 구단의 한 관계자는 "몇몇 구단은 외국인 타자가 중도 퇴출되면 차라리 뽑지 말자는 얘기도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굳이 데려오는 건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타자의 경우 몸값도 싸다"고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