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뼈아픈 실책이었다.
지난 8일 수원 KT전. KIA가 5-1로 앞선 5회 말 무사 1루 상황에서 병살타 유도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심우준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잡다놓치고 말았다. 실책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잃어버린 결과는 2실점이었다. 잘 던지던 외국인 투수 다니엘 멩덴은 무사 만루 상황에서 황재균과 강백호의 연속 희생 플라이를 허용했다.
박찬호의 아쉬운 수비는 5-5로 팽팽히 맞서던 7회 말 나왔다. 황재균의 평범한 땅볼을 잡다가 떨어뜨린 뒤 다시 주워 1루로 송구했지만, 타자 주자의 발이 빨랐다. 이후 1사 1, 2루 상황에 몰렸지만, 다행히 교체된 장현식이 후속 배정대를 삼진, 오윤석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벗어났다.
박찬호는 지난해 규정타석을 소화한 53명의 타자 중 타율 꼴찌(0.223)를 기록했다. 그러나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과 함께 0.975의 수비율을 보인 수비력에 대해선 자부심이 있었다. "부진한 타격 때문에 수비력까지 비난받는 건 억울하다"고 밝히기도.
2019년부터 KIA 주전 내야를 맡은 박찬호는 지난 2년간 평균 15.5개의 실책을 범했다. 올해는 10개로 잘 제어하다 한 경기에 두 개 실책으로 내야수 실책 부문 공동 6위로 상승했다.
박찬호의 장점인 좋은 수비가 흔들리게 되면 KIA는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격이다. 2019년부터 유격수 교체를 염두에 두고 조금씩 변화를 줬던 KIA는 지난해 맷 윌리엄스 감독 부임 이후 박찬호를 주전 유격수로 낙점해 중용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팀 내 수비와 동시에 타격까지 되는 유격수 자원이 부족한 것도 박찬호가 주전을 꿰차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향후 10년간 이런 선수는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선택했다"는 극찬을 받은 김도영(광주동성고)이 KIA 유니폼을 입었다. 분명 아마추어와 프로의 간극은 크다. 김도영의 빠른 적응이 관건이다. 다만 윌리엄스 감독은 벌써부터 내년 그림을 어느 정도 스케치해놓은 모습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4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김도영을 어떤 포지션에서 활용할 계획"이냐고 묻자 "물론 유격수(naturally shortstop)"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사실 나도 유격수 출신이었다. 포지션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추어 같은 경우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유격수를 많이 본다"고 설명했다.
또 "포지션 변경은 팀 상황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성장해나가는 부분 등 많은 것들이 상관관계가 있다. 그렇지만 좋은 점은 (김도영이) 유격수 출신이기 때문에 내야 어느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전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역시 윌리엄스 감독도 김도영의 적응력에 초점을 맞춘 발언을 하기도. 윌리엄스 감독은 "요즘 자주 하는 얘기가 있다.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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