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의 기다림…끝까지 가보자." LG 트윈스 팬의 간절한 응원처럼 정규시즌 끝까지 희망이 살았다.
3위 LG가 29일 부산 롯데전에서 승리할 때 공동 1위인 삼성과 KT가 패했다.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3위 LG가 반 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이날 부산 사직구장 3루 쪽 관중석은 유광 점퍼를 입은 LG 팬들의 간절한 응원으로 뜨거웠다. 그런데 그 모습이 조금 달랐다. 열광적인 응원전을 펼치던 팬들이 이닝이 끝나기만 하면 동시에 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확인했다. 삼성과 KT의 경기 상황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많은 LG 팬들이 25일 월요일부터 시작된 LG의 원정 경기를 동행했다. 한 팬은 빗자루로 만든 응원 도구에 "27년의 기다림!!! 끝까지 가보자"라고 쓴 문구를 붙이고 희망을 놓지 않았다.
심지어 한 팬은 LG 더그아웃 위에 커다란 태블릿 PC를 올려놓고 'KT 삼성 다 지고 있다'라는 타구장 실시간 경기 상황을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팬의 바람대로 LG는 최종전 대역전 우승의 희망을 품게 됐다.
1994년, '신바람 LG'가 압도적인 통합우승을 거둔 지 27년이 지났다. 건치 미소를 자랑하던 신인 유격수 유지현은 이제 LG를 이끄는 '류지현' 감독이 됐다. 그 당시 X세대, 압구정 오렌지족으로 불리며 화려한 응원문화를 선도했던 젊은 LG 팬들도 어느덧 50대의 중년이 됐다.
시즌 최종전의 날이 밝았다. 27년을 기다린 LG팬들의 간절한 응원도 계속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