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BO가 시행한 등급제 두번째 시즌이 끝나간다. 14명의 FA 중 13명이 계약을 했고, 이제 마지막 정 훈만이 남아있는 상태다.
이번 FA 시장은 대어가 많이 나오면서 시작 전부터 과열이 우려되더니 뚜껑을 여니 역대급 시장이 됐다. 13명 중 무려 6명이나 이적을 하면서 KBO리그 팬들이 환호와 분노를 했다.
등급제가 이적에 큰 역할을 한 것을 부인할 수가 없게 됐다.
이적한 6명 중 나성범(NC→KIA, 6년 총액 150억원) 박건우(두산→NC, 6년 총액 100억원) 박해민(삼성→LG, 4년 총액 60억원)은 A등급이었고, 손아섭(롯데→NC 4년 총액 64억원)이 B등급, 박병호(키움→KT, 3년 총액 30억원)와 허도환(KT→LG, 2년 총액 4억원)은 C등급이었다.
A등급 3명과 손아섭은 등급제를 하지 않아도 이적이 가능한 선수였다는 평가를 받지만 박병호와 허도환은 C등급이었기에 이적이 가능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C등급은 보상금은 있지만 보상 선수가 없기 때문에 비교적 타구단이 선수 손실 없이 영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는 박병호와 총액 30억원에 계약했지만 22억5000만원이라는 보상금을 키움 히어로즈에 줘야 해 총 55억5000만원을 투자한 셈이다. 보상금 액수가 워낙 커서 이적이 힘들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보상 선수가 없다는 점이 KT가 영입전에 뛰어들게 했다. 박병호가 KT가 바라는 거포이긴 하지만 최근 2년간 타율이 떨어진 상태였고, 올해 나이가 36세가 되는 만큼 보상 선수까지 주면서 데려오기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LG는 박해민을 영입하면서 백업 포수 김재성을 보상선수로 내주면서 백업 포수에 대한 불안감이 생겼다. 베테랑 포수 이성우가 은퇴를 했기에 유강남이 빠졌을 때 뒤를 받쳐줄 안정감을 가진 포수가 필요했다. 당초 유망주들을 키울 생각을 했던 LG였지만 방향을 바꿨다. 베테랑 포수 허도환이 FA 시장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2년에 4억원에 보상금 1억5000만원으로 총 5억5000만원을 투자해 백업 포수 고민을 한방에 해결했다. 역시 보상 선수를 줘야했다면 영입은 아예 검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등급제가 생기면서 보상 규정 때문에 이적이 쉽지 않았던 베테랑 선수들의 이적이 쉬워졌다. 정 훈의 계약 여부도 주목을 받는 이유도 보상 선수가 없는 C등급이기 때문이다. 현재 원 소속구단인 롯데와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느 순간 경쟁팀이 생길 수도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