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경기장 잔디 상태가 정말 좋지 않다."
역사상 가장 빠른 K리그 개막에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 FC서울의 기성용은 지난달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뒤 SNS를 통해 잔디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잔디에 걸려 넘어지고, 불규칙한 바운드를 다들 봤을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좋은 경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마음이 편하지 않다. 하지만 모든 K리그 선수들이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항상 아쉬웠다. 비판, 비난을 하는 게 아니다. K리그가 조금 더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19일 2022시즌의 돛을 올렸다. 역사상 가장 빠른 개막이다.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11월 펼쳐지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일정을 고려했다. 2월 개막은 '잔디 문제'를 야기했다. 영하권을 맴도는 날씨 속 푸릇푸릇한 잔디를 기대하기 어렵다. 설상가상으로 FC서울, 포항 스틸러스 등 일부 구단이 축구장 개보수 관계로 홈경기를 펼치지 못한다. 일부 구장에서 연달아 경기가 열리는 탓에 잔디 관리도 어렵다. 선수들은 뻣뻣하고 억센 잔디에서 경기를 치르게 됐다.
감독들의 마음도 좋지 않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모든 팀들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잔디가 얼었고 심지어 상태도 좋지 않다. 불규칙 바운드가 많이 나오고 있다. 경기에 영향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완 김천 상무 감독도 "안타까운 것은 시즌을 일찍 시작해 날씨가 춥다. 잔디가 좋아지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경기 질적인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역시 "이 시기 한국의 잔디 상태는 좋을 수 없다. 관리를 잘하지 못하면 시즌 내내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연맹과 각 구단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축구연맹은 잔디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맡기고 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각 구단에 전달하기도 한다. 각 구단들도 히팅 앤드 쿨링 시스템 등의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한때 '논두렁밭두렁' 논란을 야기했던 포항은 잔디 전문가를 모셔 특별 관리하고 있다. FC서울 역시 올 시즌을 앞두고 전면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했다. 하지만 각 팀 상황이 다른 탓에 지금 당장 동일한 품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재 K리그 구단 중 인공채광기를 사용하는 구단은 FC서울, 울산 현대, 대전 하나시티즌 등에 불과하다.
시선은 자연스레 '추춘제'로 향한다. 아시아축구연맹은 2023년부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가을에 시작해 이듬해 봄에 끝나는 '추춘제'로 변경하기로 했다. AFC는 '전 세계적인 리그 시즌에 맞춰 이적 시장을 동기화함으로써 아시아 상위 클럽들이 더 나은 선수와 감독을 영입할 수 있게 하한다. 클럽 경기를 연간 균등하게 배분해 국가대표팀 경기와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K리그는 현 상황 속 '추춘제' 자체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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