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현대건설이 V리그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고도 '우승'이 아닌 '리그 1위' 팀으로 남을 위기에 처했다. 심지어 2년 전에 이어 2번째다.
7일 KGC인삼공사에서 코로나 확진자 6명, 부상자 2명이 발생했다. 이로써 인삼공사는 선수 엔트리 12명을 채울 수 없게 됐다. '외출 금지' 조치도 감염을 막을 수 없었다.
한국배구연맹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최소 엔트리 미달팀이 2개 이상일 경우 리그 운영이 중단된다. 당초 14일로 예정됐던 여자배구 재개일은 16일로 또 미뤄졌다.
이로써 올시즌 여자배구 리그가 멈춰선 기간은 무려 22일이 됐다. 이제 '봄배구 취소'까지 단 이틀밖에 남지 않은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연맹은 지난달 21일 남녀 14개 구단과 '리그 축소가 불가피한 경우'에 대해 미리 합의한 바 있다. 정규리그를 최대한 진행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리그 중단기간이 14일 미만일 경우 올시즌을 정상진행한다. 하지만 14~23일 사이일 경우 정규시즌은 그대로 진행하되 포스트시즌을 축소한다. 현재 V리그 남자부는 '포스트시즌 축소'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반면 여자부의 코로나19 여파는 '진행형'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앞서 도로공사와 인삼공사에서 집단감염이 터지면서 처음으로 10일간 리그가 중단됐고, 이후 현대건설과 GS칼텍스에서도 확진자가 쏟아졌다. GS칼텍스의 경우 선수 19명 중 18명(스태프 포함 25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초유의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9~2020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조기 종료됐다. 당시 V리그는 3월 3일 잠정 중단됐고,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자 시즌 종료를 선언했었다. 2005년 V리그가 출범한 이래 초유의 일.
V리그 규정상 공식 기록에 정규리그 1위팀은 '우승' 아닌 '1위'로만 기록된다. 올시즌 현대건설은 개막 14연승 후 1패, 그리고 15연승을 내달리며 V리그 역사상 최다 연승 신기록의 새 역사를 썼다. 하지만 선수단이 코로나19 여파에 휘말리며 뜻밖의 연패로 연승이 끊겼고, 아직 정규시즌 1위조차 확정짓지 못했다.
2위 도로공사와의 차이가 커 1위는 사실상 확정이다. 하지만 봄배구를 치르지 못할 경우 또한번 챔피언이 아닌 1위팀으로 남게 된다.
만약 리그 중단 기간이 28일을 넘기면 어떻게 될까. 2년전 코로나 첫 시즌과 마찬가지로 정규리그까지 조기 종료된다. 각 팀이 처한 상황을 감안하면, 조기 종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