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대호와 김광현, 그리고 나성범. 몸값 총액이 150억원을 넘긴 KBO리그 단 3명 뿐인 선수들이다. 특히 이대호와 김광현은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보낸 후에 한국으로 복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SSG 구단은 8일 '김광현과 4년 총액 151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광현의 합류로 추신수-최정과 함께 '어메이징 3총사'를 갖추게 된 SSG는 지난해 가을야구 탈락팀에서 올시즌 우승 후보로 뛰어올랐다.
특히 2017년 이대호 복귀 당시의 몸값 총액(150억원)보다 1억원 많은 금액에 대해 'KBO리그 최고 대우'이며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임을 거듭 강조했다. 천하의 김광현이라곤 하지만, 34세 투수에겐 천문학적인 투자다.
이대호나 김광현은 이른바 해외파 선수들과는 다르다. 이미 리그와 팀에서 쌓은 업적이 있고, 원 소속팀 프리미엄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무대에서도 통하는 기량을 뽐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16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이대호는 104경기에 출전, 타율 2할5푼3리 14홈런 4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40을 기록했다. 34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한칼'을 보여줬다. FA가 된 이대호는 4년 150억원이란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고 나온 롯데 복귀를 선택했다. 2012년 오릭스 버팔로스로 떠난 이래 해외 생활도 제법 오래 겪었고, 일본시리즈 우승도 맛본 만큼 친정팀 복귀가 그만큼 매력적이었을 수 있다.
반면 김광현은 불운했다. 2020년 미국 데뷔 첫해에는 코로나19로 개막이 연기되다 60경기 단축 시즌이 치러졌다. 그 여파로 시즌초 선발로 뛰다가 불펜으로 내려가는 아쉬움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7승7패 평균자책점 3.46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106⅔이닝 투구에 그쳤다.
그래도 올겨울 빅리그 FA 시장의 블루칩으로 주목받았지만, 이번엔 선수노조(MLBPA)와 사무국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은 끝에 직장 폐쇄가 이뤄졌다. 개막이 언제 이뤄질지도 불투명한 상황. 국내에서 오랫동안 훈련하던 김광현에게 개막을 앞둔 SSG가 접근했고, 역시 4년 151억원이란 계약을 제시해 도장을 받아냈다.
양현종(KIA 타이거즈)의 103억원, 윤석열의 90억원보다 한차원 높은 금액이 인상적이다. 김광현은 "팬분들의 열망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었는데 KBO리그에 복귀하면 팬들께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구단주님과 SSG가 리그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이번에 구단에서 KBO리그 최고 대우로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셔서 친정팀 복귀에 대해 오래 고민하지 않고 빠르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이적의 경우 이대호 이전에는 최형우의 4년 100억원이 최고 금액이었다. 이후 양의지가 4년 125억원, 최정이 6년 106억원의 계약을 맺으며 이대호에 버금가는 위치에 올랐다. 그러다가 올겨울 김현수와 김재환이 나란히 115억원을 기록했고, 나성범도 6년 총액 15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1억원 차이로 역대 최고액이 경신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