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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뜨거운피' 정우 "'바람' '응팔'보다 내겐 더 큰 성장통 된 작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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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정우가 영화 '뜨거운 피'를 통해 또 한번 부산 사나이를 연기했다.

'뜨거운 피'는 1993년, 더 나쁜 놈만이 살아남는 곳 부산 변두리 포구 구암의 실세 희수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린 영화다.

정우는 22일 영화 '뜨거운 피'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캐스팅 배경에 대해 "배경이 부산이고 사투리를 써야하는 캐릭터라 기존 내가 보여줬던 모습이 반복되지 않을까 걱정이 있었다. 또 전형적인 영화가 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고 털어놨다.

이로 인해 정우가 연기하는 희수는 전형적인 느와르 속 인물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나 같은 캐릭터들이 홀아비 느낌이 강하고 40대 아저씨 느낌이 강한 편인데 '그런 부분을 걷어내면 어떨까' 생각했다. 느와르라는 장르가 무겁고 진지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평범한 인간의 모습에서 주변 환경, 배신 음모로 인해 괴물로 변해가는 인물을 그리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바람'속 짱구가 자라서 희수가 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우는 웃으며 "기존 연기에서 탈피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이질감 없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부산 사투리 연기는 정우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하다. "사투리는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는 디테일 싸움인 것 같다. 배우가 사투리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연기를 할 때 '이 말투가 맞나 아닌가'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그 물음표를 가지는 순간 내 연기에 대해 확신이 흔들린다. 그렇게 되면 관객들을 설득하지 못한다. 그 부분 때문에 어려워한다. 나는 출신이 부산이다보니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부담이 덜하다."

배우 지승현과의 호흡이 눈에 띄기도 했다. "지승현과는 '바람'과 '이웃사촌'이라는 작품을 함께 했다. 그래서 어색함이 없다. 또 부산 출신 배두을과 연기를 하다보면 부산에서 나고 자란 분들, 정서를 이해하는 분들이 느낄 수 잇는 뉘앙스가 분명히 있다. 이런 부분들을 본능적으로 캐치하면서 연기 하는게 재미있는 것 같다."

그는 "느와르이기 때문에 연기톤을 잡는데 집중했다. 자칫 잘못하면 대사들이 떠보일수 있다. 가벼워보이지 않게 현장에서 했던 대사들을 계속 집중해서 읊었다. 공간과 나를 일치시키기 위해 대사를 끊임없이 되뇌었다. 희수가 극 초반에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중반 이후 감정이 고조되고 욕망이 쌓여서 괴물로 변하게 되는데 가장 큰 것은 내가 희수를 이해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느와르라는 장르 분위기 덕분에 활기찬 촬영장일 수는 없었다. "작품 성격에 따라 대하는 자세도 바뀌는 것 같다. 전작 '이 구역의 미친X'나 지금 촬영중인 '멘탈코치 제갈길'은 밤을 새서 촬영을 하든 기다림이 길든 현장에서 유쾌하게 촬영한다. 하지만 '뜨거운 피'는 손에 항상 피를 묻히고 낡고 거친 바다내음 나는 항구라는 공간에서 촬영하면서 끓어오르는 욕망을 주체 못해 괴물로 변해가는 과정들을 연기하면서 유쾌하게 연기하기 쉽지 않다."

정우라는 배우를 떠올리면 대중들은 '바람'과 '응답하라 1988'을 많이 기억한다. 그는 "대중은 그렇지만 나에게 가장 성장통을 준 작품들은 다르다. '스페어'라는 작품, '재심' '이웃사촌' 등이 성장통을 줬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큰 성장통을 안겨준 작품이 '뜨거운 피'다. 이 작품 속 희수는 쓸쓸하고 안타까웠다. 오로지 혼자서 감당 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다. 그래서 배우로서의 나를 성장시켜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