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출전 시간 관계없이 딱 10경기만이라도…."
수원 삼성의 '미래' 김상준(21)의 간절함은 남달랐다.
김상준은 수원이 믿고 키운 재능이다. 일곱 살 때 축구화를 처음 신었다는 김상준은 매탄중-매탄고를 거쳐 수원에 입단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이던 2019년 수원과 준프로 계약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그는 연이은 부상으로 오랜 시간 재활에 몰두했다. 길고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포기는 없었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재활 기간 피지컬뿐만 아니라 마음의 힘도 길렀다.
김상준은 "2020년 막판 1군에 올라가서 운동을 했다. 그때 부상을 입고 재활을 했다. 화가 많이 났었다. 하지만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묵묵하게 준비했다. 1년 뒤 연습경기 중 또 부상을 입었다. 쓰러지자마자 '끝났다'고 생각했다. 엄청 힘들었다. 그러나 긴 재활 기간은 어떻게 한 시즌을 끌고 가야하는지 구체적 목표를 세우는 시간이 됐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멘털도 안정을 찾았다. 피지컬 보완 시간도 있었다. 목표를 다시 설정하고 잘 준비하려고 했다. 주변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2022시즌을 앞둔 김상준은 간절했다. 그는 "재활할 때 목표를 세웠다. 재활을 잘 마치고 돌아가서 출전 시간 관계없이 딱 10경기만이라도 뛸 수 있도록 하자고 생각했다. 어떤 상황에 투입되든 나를 믿고 기회를 주시는 거니까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간절한 마음은 그라운드 위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는 '하나원큐 K리그1 2022' 네 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필요한 순간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김상준은 지난 5일 열린 성남FC와의 경기에 교체 출전해 추격의 고삐를 당기는 득점포를 가동했다. 0-2로 밀리던 수원은 김상준의 골을 기점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수원은 기어코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는 "성남전에서 K리그 데뷔골을 넣었을 때 얼떨떨했다. 정신이 없었다. 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볼을 가지고 와서 바로 다음 플레이를 해야했다. 그런데 주변에서 '잘했어, 잘했어' 얘기를 해주셔서 놀랐다"고 돌아봤다.
분위기를 탄 김상준은 19일 열린 강원FC전에서도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그는 후반 추가 시간 극장골을 넣으며 팀의 2대2 무승부에 앞장섰다. 김상준은 팬들 앞에서 '엠블럼 키스'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그는 "사리치의 크로스가 날라오는 게 보였다. 마음을 먹고 있었다. 공이 날아오는 궤적, 내 위치를 봤을 때 살짝 스치기만 해도 무조건 들어갈 것처럼 보였다. 너무 강하게 하지 말고 살짝 건드리기만 하자고 생각했다. 엠블럼에 키스할 때 정말 좋았다. '볼보이' 때 하던 걸 내가 하고 있으니 기분이 남달랐다. 서포터즈 응원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일부러 볼보이할 때도 응원석 앞에서 했었다. 그때 생각이 났다. 팬들께서 기뻐해주셔서 더 좋았다"며 웃었다.
김상준은 4월 2일 김천 상무와의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휴식기 다음에 중요한 경기가 많다. 더 신경 써서 훈련하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2001년생 김상준의 프로 인생은 이제 막 시작을 알렸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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