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회말 2사 후 키움 신인 박찬혁이 힘껏 때린 타구는 KT 1루수 박병호의 글러브에 맞고 튀어올랐다. 2루수의 송구가 뒤로 빠지는 사이 박찬혁은 무사히 1루를 밟았다. 그리고 2루로 향하려다 황급히 귀루했다.
2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T의 시범경기. 이날 키움이 기록한 유일한 안타의 장면이다.
두 팀은 9이닝 동안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끝에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천차 만별이었다.
KT는 안타 6개를 때렸다. 키움 선발 요키시에겐 5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묶였지만, 이후 문성현 김선진에 1개씩, 김재웅에겐 2개의 안타를 때렸다. 심우준이 2개, 조용호 라모스 김준태 오윤석이 각각 1개씩 안타를 때렸다.
특히 8회는 오윤석의 안타, 대주자 권동진의 견제사 후 심우준의 3루타가 이어졌다. 비록 엇박자가 터지며 점수는 내지 못했지만, 득점권 주자는 물론 나름의 득점 기회를 창출해냈다.
반면 키움은 배제성-하준호-김민수로 이어진 KT 마운드에 철저히 눌렸다. 선발 배제성에겐 5이닝 동안 1안타 2볼넷 6K로 꽁꽁 틀어막혔다.
첫회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비극의 시작이었을까. 1사후 2번타자 김혜성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정후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김혜성이 2루 도루를 성공시킨데 이어 공이 빠지는 사이 3루까지 밟았다. 이날 키움이 맞이한 최고의 득점 찬스였지만, 전병우의 범타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2회에는 2사 후 박찬혁이 내야안타를 쳤고, 박동원의 볼넷이 이어졌다. 하지만 2사 1,2루에서 신준우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5회까지 3이닝 연속 3자범퇴의 침묵. 이 과정에서 배제성에게 삼진 4개를 내줬다. 6회 바뀐 투수 하준호에게 이용규가 볼넷을 얻었지만, 믿었던 이정후가 병살타를 쳤다. 7회부터 등판한 김민수 앞에선 2이닝 퍼펙트 5K를 당하는 굴욕까지 겪었다. 가히 '얼어붙은 타선'이었다.
9회에는 예진원이 우익수 쪽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잘 맞긴 했지만 KT 우익수 배정대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배정대는 달라진 포지션이 익숙하지 않은 듯 공을 떨궜고, 실책으로 기록됐다.
이어 이병규가 1루쪽, 김준완이 우익수 쪽으로 매서운 타구를 날렸지만, 각각 KT 1루수 김병희의 점프캐치, 우익수 배정대의 슬라이딩 캐치에 잡히는 불운도 뒤따랐다. 김휘집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이날 키움은 1안타에 그쳤다.
전날까지 키움의 팀타율은 2할9리(449타석 94안타). 하지만 이날 1안타 에 그친 키움의 팀타율은 2할 아래로 주저앉고 말았다. 물론 시범경기 10개 구단 중 단연 꼴찌다.
최근 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던 푸이그는 이날 연습에만 참여한 뒤 경기에 빠졌다. 푸이그의 시범경기 타율도 2할(30타수 6안타)에 불과하지만, 푸이그라도 있었다면 달랐을까.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