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김광현, 추신수 만나 얘기를 들어보겠다."
40년 경력의 해설위원 출신 허구연 신임 KBO 총재. 첫 야구인 출신 총재 선출에 현장은 환영 분위기다. 허 총재도 격식은 버리고 야구 발전을 위해 두 발 벗고 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당장 내달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SSG 랜더스의 공식 개막전 시포자로 나선다.
그 전에도 바쁘다. 31일 열리는 미디어데이 행사장도 찾는다. 총재가 미데어데이 행사에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감독들과 티타임을 갖는 건 늘상 있는 일이었지만 선수와 직접 마주 앉는다고 하니 이례적이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SSG를 대표해 김광현과 추신수 두 스타 플레이어가 참석한다. 김광현은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활약하다 미국 메이저리그를 2년 경험하고 다시 컴백했다. 추신수는 마이너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케이스. 메이저리그 문화를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다.
최근 KBO리그 선수들의 팬서비스 문제가 화두에 오른 가운데,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의 한 마디, 행동 하나가 KBO리그에 울림이 될 수 있다. 특히 김광현의 경우 복귀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하면 팬들을 야구장에 오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됐다. 허구연 위원님이 신임 총재가 되셨다고 들었다. 좋은 생각이 있을 때 말씀드릴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허 총재가 화답했다. 허 총재는 29일 열린 취임식에서 이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김광현에게 고맙다"고 먼저 말을 꺼냈다. 허 총재는 "그동안 KBO리그에 있는 선수들이 팬에 대한 중요성을 얼마나 느끼지 못했다는 것인가. 김광현도 미국에서 선수들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느낀 바가 있었던 것 같다. 고맙게 생각하고 얘기를 들어볼 예정"이라고 했다.
허 총재는 "추신수는 어릴 때부터 미국에 있었으니 팬서비스가 생활화, 습관화가 돼있다. 나도 미국에서 코치 생활을 했었다. 당시 우리 팀 선수가 경기 후 기다리고 있는 팬들에게 둘러싸였다. 가족들과 함께 퇴근중이었는데, 자신의 아내에게 30분에서 1시간 정도가 걸릴 것 같으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하더라.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구단이 선수들에게 연봉을 주지만, 실제로는 팬들이 주는 것이다. 팬 없으면 야구단 운영을 하겠나. 선수들이 이를 느끼고 진정으로 팬서비스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