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이집트 축구 A대표팀 사령탑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69)은 며칠 전 홈에서 세네갈을 1대0으로 제압한 후 호기롭게 얘기했다. 자기 자랑을 쏟아냈다. 자신의 코치 경력이 44년이고, 2000경기 이상 지휘봉을 잡았다고 했다. 또 그동안 4개국을 월드컵 본선에 올린 유일한 감독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명장이라고 자평했다.
그랬던 케이로스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그가 이끈 이집트 A대표팀이 30일 세네갈과의 카타르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최종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졌다. 세네갈 원정에서 연장전 끝에 0대1로 졌다. 1~2차전 합계 1-1로 승부를 내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1-3으로 졌다. 선축한 세네갈은 사르 디엥 마네가 성공했고, 이집트는 살라 지조 모하메드가 실패했다. 리버풀 듀오의 대결에서 마네가 살라를 누른 셈이다. 마네는 카타르행을 확정했고, 살라는 카타르에 갈 수 없게 됐다.
이날 경기는 1차전 처럼 팽팽했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터진 이집트 파티의 자책골이 승패를 갈랐다. 그 한골 이후 연장 120분 혈투를 벌였지만 추가골은 없었고 결국 잔인한 승부차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포르투갈 출신 케이로스 감독은 앞서 남아공(2002년), 포르투갈(2010년), 이란(2014년, 2018년)을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다. 맨유 시절 퍼거슨 감독을 보좌했다.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이란 감독 시절엔 한국과의 A매치에서 '주먹감자'를 날려 한국 축구팬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는 세네갈에 패한 후 자신의 SNS에 "꿈은 깨졌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오늘 충분치 않았다. 이집트축구협회에 감사드린다. 선수와 스태프들도 고맙다"고 말했다. 작별을 예고한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전망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