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마지막 시범경기가 끝났다고 말했다."
그에겐 모든 것들이 마지막 행사다. 롯데 살아있는 전설 이대호 이야기다.
4월 2일 개막을 앞두고 31일 오후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미디어데이. 이 행사 역시 구단 대표선수로서 마지막 무대였다.
당연히 많은 질문과 관심이 쏟아졌다.
마지막 시즌을 맞는 이대호는 "캠프와 시범경기 모두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준비했다. 한번씩 울컥울컥 하는게 있는 것 같다.할 수 있으면 팀이 더 좋은 성적으로 더 잘했으면 좋겠다"며 5강 진출을 우선 목표로 세웠다.
현장에서는 '롯데를 제외한 9개 구단이 무슨 선물을 해줄 것인가'란 돌발 질문까지 나왔다.
당혹스러운 답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대호의 동기생 SSG 추신수와 삼성 오승환의 현답이 이어졌다.
추신수는 "(대호) 은퇴 투어는 당연히 해야하는 건데"라고 논란을 일축하며 "구단주님께서 생각하셔야겠지만 아이디어 차원에서 스벅 커피를 1년 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친구의 제안에 이대호는 "우리 팀에는 엔제리너스가 있어서…"라는 재치 있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추신수는 "초등부터 같이, 부산에서 야구하면서 라이벌로 성장한 선수다. 이런 친구 있었기에 제가 미국까지 가서 잘 할 수 있었다. 훌륭한 동기생 경쟁자가 있었다는 건 행복한 일"이라고 친구에 대한 헌사를 보냈다.
삼성 오승환은 "대호는 없는 게 없다"고 웃으며 "딱히 생각나는 건 없는데 대구에 오면 좋아하는 식당이 있다. 1년 남았으니 식사 대접을 많이 해야겠다"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자신들에게도 닥칠 미래지만 최고의 몸상태를 자랑하는 두 선수에게는 동상이몽이었다.
추신수는 "내년이든 5년 뒤이든 언젠가는 나도 겪어야 할 일"이라면서도 "은퇴 생각은 아직 안했다"고 힘줘 말했다.
오승환은 "추신수 선수도 있지만 아직 저는 은퇴란 단어가 낯설다"며 "은퇴할 때는 아무도 없으니 이대호 선수가 제 은퇴식에 참석해줬으면 좋겠다"며 롱런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