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헌곤아 배트 이리 줘봐!"
시즌 초반 타격 부진에 시달리며 1할대 타율에 머무르고 있던 주장 김헌곤의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경산 매직' 김종훈 타격코치가 두 팔을 걷어붙였다.
삼성과 한화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둔 1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 올 시즌 주장을 맡은 김헌곤은 시즌 초반 타격 부진을 겪고 있다. 배트를 돌리다가 다리를 한번 보며 스탠스를 체크하고 다시 힘차게 배트를 돌리고를 반복했다.
전날 타선이 폭발하며 한화를 상대로 12-1 대승을 거두며 2연승을 달성한 삼성. 경기 전 그라운드에 나와 훈련하는 선수단 분위기는 밝았다.
김종훈 코치는 아기 사자들(김지찬, 김재혁, 이재현, 박승규)에게 먼저 다가가 장난을 쳤다. 이날 희생양(?)은 김재혁이었다. 김 코치가 팔뚝을 꼬집자 깜짝 놀란 김재혁의 표정을 본 선수들은 빵 터졌다.
묵묵히 스윙을 가다듬고 있는 김헌곤을 발견한 김 코치는 조용히 다가가 "배트 좀 이리 줘봐"라고 말했다. 배트를 잡은 김 코치는 배트 끝 쪽을 연신 땅에 내려치며 자신을 따라 해보라고 지시했다. 이유는 타격감이 떨어진 김헌곤이 타석에서 쫓아가는 스윙을 하는 걸 잡아주기 위해서였다.
투수가 던지는 공도 둥글고 타자가 치는 배트도 둥글다. 맞는 면이 넓을수록 필드 안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확률도 올라간다. 이점을 알려주고 싶었던 김종훈 코치는 직접 여러 차례 시범을 보인 뒤 한동안 김헌곤의 곁에서 타격에 대해 코칭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1군 메인 타격코치로 부임한 김종훈 코치는 '경산 매직'이라 불렸다. 지난 시즌 타격감이 떨어진 선수들이 2군에 내려가 김 코치의 코칭을 받은 뒤 다시 1군에 올라왔을 때 타격감이 살아나 생긴 별명이다.
김헌곤도 올 시즌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시즌 초반이지만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아 1할대 타율에 머무르며 자존심을 상했을 김헌곤. 경기 전 김종훈 코치의 원포인트 코칭을 받은 뒤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경산 매직 1호 주인공이 된 주장 김헌곤은 삼성의 4연승을 이끌기 위해 주말 3연전 인천 SSG 원정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