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아가야, 보고 있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유)가 참척의 시련을 딛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0호골을 쏘아올렸다. 100호골 직후 그는 검지로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로 출산 중 세상을 떠난 쌍둥이 아들을 추모했다.
호날두는 23일 오후 8시(한국시각)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스타디움에서 펼쳐진 EPL 34라운드 아스널 원정(1대3패)에 선발 출전했다.지난 19일 호날두와 파트너 조지나 로드리게스는 이란성 쌍둥이 출산 중 아들을 잃었다. 호날두는 지독한 슬픔 속에 리버풀전을 결장했다. 하지만 맨유의 톱4 경쟁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 아스널 원정에서 그는 아픔을 딛고 돌아왔다.
전반 3분 누노 타바레스에게 선제골, 전반 부카요 사카에게 페널티킥 쐐기골 등 아스널에 연속골을 허용하며 0-2로 밀리던 전반 34분, 호날두의 '원샷원킬' 만회골이 터졌다. 전반 34분 네마냐 마치티의 크로스가 문전에서 수비수들을 따돌린 호날두의 발끝에 배달됐다. 호날두가 발을 쭉 뻗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직후 호날두는 슬픔에 찬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검지로 하늘을 가리키며 주초 세상을 떠난 아들을 추모했다.
이 골은 호날두의 EPL 100호골이다. 호날두는 2003년 맨유 유니폼을 입은 후 2009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때까지 총 84골을 넣었다. 지난 여름 12년만에 다시 맨유로 돌아온 호날두는 16골을 몰아치며 EPL 사상 33번째로 100호골 역사를 썼다.
라리가에서 311호골,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140골, 포르투갈대표팀에서 115골을 기록한 '우주스타' 호날두가 EPL에서도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개리 리네커는 "믿을 수 없이 놀라운 호날두의 프리미어리그 100호골. 그와 가족들에게 이토록 큰 슬픔이 찾아온 한 주의 마지막에 이런 기록을 성취해낸다는 건 그가 한 인간으로서 얼마나 강한 멘탈과 용기를 가졌는지 말해주는 것이다. 정말 대단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