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번에는 타선의 도움을 못받은 노경은.
투구 내용은 승리를 따내도 충분할, 훌륭한 피칭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SSG 랜더스 베테랑 선발 노경은이 시즌 4승 도전에 실패했다. 노경은은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팀이 0대2로 패해 패전 투수 멍에를 써야 했다.
노경은은 이번 시즌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는 '돌아온 베테랑'이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의 나이 38세.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하지만 마지막 도전을 위해 SSG의 테스트 제안을 받아들였고, 실력으로 선발 자리를 꿰찼다. 140km 중반대의 직구가 여전히 살아있었고, 팔색조 같은 변화구 구사 능력이 더해지니 상대 타자들이 공략하는데 애를 먹었다.
개막 후 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로 나가 모두 승리를 따냈다. 3경기 16이닝을 투구하며 2실점, 평균자책점 1.13의 짠물 투구를 펼쳤다.
한화전도 전망이 밝았다. 팀은 15승2패로 초상승세인데다, 상대 한화는 꼴찌였다. 여기에 선발투수는 외국인 투수들의 이탈로 임시 선발이 된 장민재였다. 모든 흐름이 SSG와 노경은의 승리를 점치게 했다.
하지만 노경은에게 4연승의 기회는 없었다. 본인이 경기를 망쳤다면 차라리 덜 아쉬웠겠지만, 노경은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그가 5이닝 동안 한화 타자들을 상대로 허용한 실점은 1점 뿐. 단, 그렇게 잘터지던 타선이 이상할 정도로 침묵을 지켰다. 하필 시즌 첫 0득점 경기가 노경은 선발 경기에서 나왔다. 충분히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투구를 하고도, 패전을 쌓게 됐다.
노경은은 삼성전에서 3연승을 달성한 후 "내가 나오는 날마다 타선이 점수를 잘 내주고, 호수비도 해준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돌렸다. 하지만 한화전에서는 동료들이 잘던진 노경은에게 미안해야 할 상황이 연출됐다.
노경은 스스로도 더 좋은 활약을 펼치려면 해결해야 할 숙제를 남겼다. 좋은 공을 던지다 6회 투구수 80개가 넘어가지 힘이 떨어졌는지 몰리는 공이 나오며 연속 안타로 실점을 한 것이다. 그동안의 경기도 김원형 감독이 5~6이닝, 80개 정도의 투구수로 끊어줬다. 베테랑에 대한 배려였다. 하지만 선발로서 6~7이닝 정도를 끌고가주려면 80개 이후 투구에서도 힘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SSG 구단에서는 이정도의 활약에도 대만족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1패가 생겼어도, 그의 평균자책점은 1.29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