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쯤되면 '주발'을 왼발에 넘겨줘야 할지도 모르겠다.
'손세이셔널' 손흥민(30·토트넘)은 아시아 출신 최다골 기록을 쓴 레스터시티전에서 2골을 모두 왼발로 넣었다.
손흥민은 1일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레스터간 2021~2022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15분, 박스 안에서 데얀 클루셉스키의 패스를 건네받아 감각적인 왼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 34분에는 페널티 외곽 우측 대각선 지점에서 골문 좌측 구석을 찌르는 예리한 왼발 감아차기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활짝 열었다.
전반 22분 오른발 코너킥으로 해리 케인의 헤더 선제골을 이끌어낸 손흥민은 정작 자신의 골은 모두 왼발로 작성하는 '놀라운 양발 능력'을 선보였다. 경기 후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조차 "손흥민이 오른발과 왼발 중 어느 발을 더 좋아하는지" 물었을 정도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3대1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에서 시즌 18, 19호골을 잇달아 쏘며 단일시즌 개인 최다골과 '차붐' 차범근이 36년동안 보유하고 있던 아시아 출신 유럽 리그 최다골 기록을 동시에 경신했다.
올시즌 헤더 골이 없는 손흥민은 오른발로 8골, 왼발로 11골을 넣었다. 왼발 '지분'이 더 높다. 손흥민이 2015년 토트넘 입단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이래 왼발 골 비율이 더 높았던 적은 없었다.
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은 '오른발 잡이인데 왼발로 10골 이상 넣은' 역사상 두 번째 선수다. 최초의 기록 작성자는 '영혼의 단짝' 해리 케인으로 2017~2018시즌 총 30골 중 오른발로 20골, 왼발로 10골을 각각 넣었다.
손흥민은 프로에 데뷔한 이후로도 부친인 손웅정 씨와 함께 왼발을 갈고 닦았다. 오른발만큼 왼발로도 정확하게 슛을 쏠 수 있을 때까지 슈팅 연습을 했다. 그 효과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나타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개인 통산 228경기에서 89골(46도움)을 넣었다. 총 득점 대비 왼발 골(37골) 비율이 41.6%에 달한다. 5골 중 2골이 왼발에서 나왔다는 거다. 오른발이 48골, 헤더가 4골이다.
손흥민은 31경기에서 19골을 작성하며 경기당 평균 득점이 0.6대를 넘어섰다.(0.61골) 프리미어리그 개인통산 경기당 평균 득점(0.39골)을 훌쩍 뛰어넘었다.
19골과 함께 7도움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잔여 경기에서 3시즌 연속 10-10(골-도움)과 더불어 개인 경력 최초의 20-10에도 도전한다. 득점 선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22골)를 3골차로 추격한 김에 '득점왕'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