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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1위 피렐라, 살아난 소크라테스, 푸이그는 왜 안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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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3)는 9일 현재, 4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 1위에 올라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30)는 지난 주 5할 타율에 육박하는 맹타로 KIA 타이거즈의 5연승을 이끌었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32)를 더 초라하게 만드는 두 외국인 타자의 맹활약이다.

히어로즈가 계약을 발표할 때부터 푸이그는 가장 주목받은 외국인 타자였다. 최근 몇 년 간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못했지만, LA 다저스 시절 강력했던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성적 걱정보다 '악동 푸이그'에 대한 우려가 더 컷다. 그런데 예상과 많이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32경기에 출전해 115타수 24안타, 타율 2할9리-3홈런-11타점-15득점-3도루. 9일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62명 중 타격 50위다. 장타율이 0.322이고, 출루율 0.305, OPS 0.627이다. 시즌 초반 상대투수를 압박하는 이름값이 있었지만, 어느새 실종됐다. 붙박이 4번 타자로서 낙제점이다.

최근 10경기를 보면 더 심각하다. 37타수 5안타, 1할3푼5리. 홈런없이 타점은 1개뿐이고, 삼진 12개를 당했다. 중심타선의 핵심타자가 좋은 흐름을 삼켜버리는 블랙홀, 구멍이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한 푸이그에게 지금 상황이 굴욕적일 것이다.

경기가 쌓이면 적응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반전의 기미가 안 보인다. 걱정했던 태도 문제는 불거지지 않았다.

홍원기 감독은 푸이그가 야구에 집중하는 자세, 성실성 등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강조한다. 빠른 발과 강력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외야 수비,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 등 분명히 장점이 있다.

그런데 푸이그에게 원했던 역할이 지금같은 것일까. 지난 한 달간 푸이그가 보여준 모습은, 구단이 바라는 강력한 외국인 타자와 거리가 있다.

한 야구 전문가는 "스윙 매카니즘이 KBO리그에서 통하기 어렵다. 상대 투수들이 변화구 등 약점을 집중 공략하는데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개막 후 한달이 지났는데도 큰 변화가 없다. 부진이 계속된다면 홍 감독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 같다.

푸이그가 바닥을 치는 동안 피렐라는 펄펄 날았다. 9일까지 타율 3할9푼8리(128타수 51안타)-3홈런-20타점-23득점-장타율 0.578-출루율 0.465, OPS 1.043이다. 타격, 안타 1위고, 출루율 2위, 장타율 4위, 타점 공동 9위다. 리그 2년차에 업그레이드된 활약이다.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소크라테스는 최근 벌떡 일어다. 타율 2할7푼6리(123타수 34안타)-2홈런-17타점-20득점-2도루를 기록중이다. 한때 2군행을 걱정해야할 정도로 부진했는데,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지난 주 6경기에서 4할7푼8리(23타수 11안타)-7타점. 11안타 중 2루타가 4개, 3루타가 2개다. 6번 타순에서 중심타자같은 역할을 했다.

푸이그는 피렐라, 소크라테스처럼 날아오를 수 있을까. 아니면 지금처럼 큰 존재감없이 연명하는 수준에 그칠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