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의욕이 앞선 탓일까.
오른쪽 새끼발가락 피로골절 부상에서 회복한 강백호(23·KT 위즈)가 복귀 초반 두 경기서 무안타에 그쳤다. 4~5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지명 타자로 나선 강백호는 9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4일 첫 경기에선 4타수 무안타, 5일엔 5타수 2삼진 무안타였다.
강백호는 복귀 전 퓨처스(2군)리그 라이브 배팅에 이어 실전을 소화한 뒤 콜업됐다. 4일 KIA전에선 정타를 만들어내면서 빠르게 감각을 끌어 올리는 듯 했다. 그러나 이튿날엔 공을 띄우지 못한 채 두 개의 삼진을 당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시즌 직전인 3월 말 부상해 두 달 넘게 실전 공백이 발생한 강백호가 복귀 초반부터 제 페이스를 찾는 것은 무리였다. 놀라운 회복력을 바탕으로 당초 예상보다 한 달 넘게 빨리 1군 라인업에 복귀했으나, 감각 회복은 다른 문제다.
강백호의 부상 공백이 처음은 아니다. 데뷔 2년차인 2019시즌 손바닥 자상으로 한 달 넘게 이탈했다. 하지만 당시는 시즌이 한창이었던 6월말이었다.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이탈한 올해와는 감각 회복 면에서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강백호의 타격 페이스가 쉽게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그러나 강백호는 KT 타선에서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타자다. 언제든 강한 타구를 만들 수 있는 컨텍트 능력과 파워를 경계할 수밖에 없다. 타석에 서는 것만으로도 상대 투수에겐 큰 위압감을 주는 존재감도 여전하다. KT 이강철 감독(56)도 강백호를 두고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투수들이 쉽게 승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점친 바 있다.
강백호는 슬럼프가 길지 않은 타자였다. 2018년 데뷔 후부터 줄곧 그랬다. 3~4경기 무안타에 그치다 몰아치기를 앞세워 반등하기를 반복했다. KIA전에서 무안타에 그쳤으나, 1군 투수의 공을 익히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앞서 걸어온 길과 보여준 기량을 돌아보면 무안타로 인한 우려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 상대팀의 공포감도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