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송정헌 기자] 조선의 4번 타자가 마지막 은퇴 경기에서 깜짝 투수로 변신해 팬 서비스를 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즌 최종전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롯데는 LG에 3대 2로 승리하며 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이대호는 팀이 3대 2로 앞선 8회초 팀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깜짝 등판했다. 고교 시절 투수로 활약했으나 프로 무대에서는 단 한 번도 투수로 나선적이 없었던 이대호가 은퇴식을 앞둔 마지막 경기에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마운드에 오른 이대호는 LG의 철벽 마무리투수 고우석을 상대했다. 단 한 명의 타자를 상대했지만 이대호는 진지하게 투구를 펼쳤다. 고우석도 적극적으로 스윙하며 진심으로 이대호를 상대했다. 고우석은 이대호의 2구를 타격해 1루 쪽 파울 타구를 날렸다. 3구 볼을 잘 골라낸 고우석은 4구 직구를 타격해 투수 이대호에게 날아가는 빠른 타구를 만들어냈다. 이대호가 빠른 반사 신경으로 볼을 잡지 못했다면 내야 안타가 될 수도 있는 타구였다. 고우석의 타구를 잡아낸 이대호는 1루로 볼을 송구해 아웃시켰다.
최고 타자에서 투수로 변신한 이대호와 최고 마무리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한 고우석의 대결은 그렇게 끝이 났다.
이대호는 공식 경기에서 한 타자를 상대 1아웃을 잡고 처음이자 마지막 프로무대 등판을 마쳤다.
아웃을 당한 고우석은 이대호와 감격스러운 포옹을 나눴다. 이대호도 투수로 나설 수 있게 배려를 해준 LG 더그아웃을 향해 인사를 하며 투수로서 역할을 마쳤다.
서튼 감독은 직접 마운드에 올라 이대호를 교체했다. 이대호는 다시 1루 글러브를 끼고 1루 수비를 이어갔다.
이대호는 앞선 1루 수비에서 팔목이 접질리며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은퇴식을 앞두고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깜짝 투수 변신을 했다.
조선의 4번 타자는 마지막 떠나는 경기에서도 1타점 2루타와 1홀드를 기록하며 투타에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