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살아남기 위해선 반드시 승점이 필요했다. 그라운드 위 선수들도, 관중석의 팬들도 처절하게 싸웠다.
16일, 대구FC와 김천 상무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7라운드 대결이 펼쳐진 DGB 대구은행파크.
킥오프 세 시간 전부터 경기장 근처는 팬들의 발걸음으로 가득했다.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려는 양 팀 팬들의 간절함이었다. 대구 관계자는 "사전에 판매된 티켓만 8500장"이라고 말했다. 김천 관계자는 "200여 명의 팬이 원정에 동행했다. 파이널 라운드 들어 모두가 더욱 간절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장엔 총 9711명이 들어찼다. 올 시즌 대구의 최다 관중이었다.
뒤돌아 볼 곳 없는 두 팀의 대결이었다. 양 팀 모두 다음 시즌 K리그1 잔류를 위해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홈팀' 대구는 앞선 36경기에서 10승14무12패(승점 44)를 기록했다. 이날 승점 1점을 추가하면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잔류를 확정하는 상황이었다. 대구는 올 시즌 홈 마지막 경기에서 잔류를 확정하겠단 각오였다. 결전을 앞둔 최원권 대구 감독대행은 "다른 생각할 것 없다.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다.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천은 더 다급했다. 올 시즌 36경기에서 승점 37점(8승13무15패)을 쌓는 데 그쳤다. 11위에 머물며 승강 플레이오프(PO) 위기에 놓여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10위 수원 삼성(승점 41)이 수원FC를 제압하며 김천과의 격차를 벌려 놓은 상태였다. 김태완 김천 감독이 "일단 이번 경기부터 신경써야 한다"고 딱 잘라 말한 이유다.
경기가 시작됐다. 양 팀 모두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섰다. 시작은 대구였다. 제카의 기습적인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고재현도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지만, 상대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위기를 넘긴 김천이 반격에 나섰다. 권창훈과 고승범이 연달아 슈팅을 시도했다. 대구와 김천의 골키퍼들도 매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두 팀은 전반을 0-0으로 마감했다.
후반 들어 양 팀 벤치가 움직였다. 대구는 홍 철과 장성원을 빼고 케이타와 이용래를 차례로 투입했다. 김천은 후반 10분 김준범 대신 이영재를 투입했다. 김천이 먼저 웃었다. 김천은 후반 14분 고승범의 패스를 김한길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김한길은 상대 수비 사이를 뚫고 기어코 득점을 완성했다. 대구가 곧바로 맞불을 놨다. 후반 20분 세징야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결승골을 향한 치열한 대결이 이어졌다. 슈팅을 주고받으며 호시탐탐 상대 골문을 노렸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팬들의 목소리도 더욱 높아졌다. 선수들도, 팬들도 90분 내내 함께 뛰었다. 대구는 후반 43분 득점을 기록했지만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김천 역시 경기 막판 좋은 기회를 놓쳤다. 두 팀은 1대1로 경기를 마감했다. 대구(승점 45)는 승점 1점을 쌓으며 잔류를 확정했다. 반면, 김천(승점 38)은 승강 PO 어둠이 드리워졌다.
대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