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러다 진짜 도루 신기록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LG 트윈스의 초반 도루 기세가 심상치 않다. 20경기를 치렀는데 벌써 55번이나 도루를 시도했고, 34개를 성공시켰다. 경기당 2.75번 뛰고 1.7번 성공하고 있다.
올시즌 도루가 가장 적은 팀은 KT인데 17경기서 단 8번만 뛰어 6개를 성공시켰다. 도루 시도와 성공 횟수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LG의 도루 성공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61.8%로 시즌 평균인 71%에 비해 낮긴 하지만 계속 뛰고, 뛰려고 하면서 상대팀을 괴롭힌다.
LG 염경엽 감독은 "박동원도 도루할 수 있다"는 말로 모든 선수들이 주자로 나가면 도루를 감행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한번이라도 도루를 시도한 선수가 무려 13명이나 된다. 김현수도 한차례 시도해 성공했다.
현재의 페이스대로라면 산술적으로 무려 244개의 도루를 성공하게 된다. 역대 팀 한시즌 최다 도루 기록은 1995년 롯데 자이언츠가 기록한 220개다. 2위가 2015년의 NC 다이노스로 204개였다. 역대로 한 팀이 200개 이상의 도루를 한 것은 이 두번 뿐이다.
LG가 세번째로 200도루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뛰는 야구 기조를 유지한다면 신기록도 쓸지 모른다.
LG는 잘 뛰는 팀은 아니었다. 역대 한시즌 최다 도루가 1989년의 172개였다. 도루왕 이대형이 있을 때 도루 수가 많기도 했지만 팀 전체가 뛰는 기조는 아니었다.
그래도 전혀 뛰지 않는 팀은 아니었다. 2020년 149개로 전체 3위였고, 2021년은 110개로 4위, 지난해엔 118개로 3위였다.
박해민을 비롯해 오지환 홍창기 서건창 문성주 등 언제든 2루 도루를 감행할 주력을 갖춘 타자들이 많고, 상대의 견제가 느슨하다면 발이 느린 타자도 타이밍에 따라 2루로 뛸 수 있다.
2루 도루가 장기 레이스에서는 체력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어서 지금과 같은 도루 페이스가 계속 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지금 도루가 많은 것은 상대팀에게 언제든 뛸 수 있다는 것을 자각시키기 위해서라는 것.
염경엽 감독의 넥센 히어로즈 첫 해인 2014년엔 199개의 도루를 했고, 2015년엔 203개까지 늘렸다. 주자가 상대 수비를 긴장시키는 전략이기에 LG의 도루는 빈도수가 줄어들 수는 있어도 시즌 끝까지 그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LG의 뛰는 야구가 진짜 신기록까지 갈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