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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의 실책이 망친 흐름…온몸 던진 연속 슈퍼캐치로도 살릴 수 없었다 [잠실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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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넓은 잠실구장에 걸맞는 호수비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2번의 결정적 실책이 모두 실점과 연결됐고, '1위팀' 상대로는 치명적이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평일 시리즈 3차전에서 1대6으로 패했다.

경기전 만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5월 승패마진+10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부활한 선발진의 활약과 더불어 올시즌 견고해진 수비를 꼽았다. 롯데는 5월 한달간 10개 구단 중 최소 실책(8개)을 기록한 팀이다. 유강남-노진혁-안권수(김민석)으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의 보강이 팀 전체에 안정감을 안겨준 결과다.

황성빈은 거듭된 부상에 고전중이다. 시즌 2번째 부상(발목)을 이겨내고 이번 LG와의 3연전에 맞춰 콜업됐다. 특히 전날 2-0으로 앞선 5회말 1사 2,3루에서 잠실구장을 둘로 쪼개는 듯했던 박동원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걷어올렸다. LG는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황성빈의 멋진 수비를 대형 전광판으로 다시한번 감상했을 뿐이다.

황성빈은 이날도 거침없이 잠실구장 잔디 위를 누비며 보는 이도 가슴 철렁하는 슈퍼맨 캐치를 잇따라 선보였다. 하지만 결정적 실책 또한 그의 몫이었다.

1회말 무사 1루 상황, LG 문성주의 좌중간 안타성 타구가 나왔다. 황성빈이 달려들지 않았다면 좌익수 앞 안타로 처리할 수 있을 법한 타구였다.

황성빈은 고민하지 않고 달려들었다. 미끄러지며 갖다댄 글러브가 포구 순간 빠져나갔고, 공은 옆으로 튀어나갔다.

당황한 황성빈이 황급히 주워던진 공은 아무도 없는 3유간을 지나 홈 근처까지 흘렀다. 순식간에 무사 주자 2,3루가 됐다. 롯데 선발 반즈는 망연자실했다.

이날 경기의 승패를 가른 장면이었다. 반즈는 1회에만 김현수, 박동원에게 잇따라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4실점 빅이닝을 내줬다.

황성빈은 3회 김현수의 좌익선상 안타성 타구를 멋진 다이빙 캐치로 건져올렸다. 이어 4회에는 김민성의 빗맞은 좌익선상 안타 타구를 앞쪽으로 다이빙캐치, 또한번 잡아냈다. 그 스스로 허리를 쓰다듬으며 잠시 고통을 느낄 만큼의 격한 수비였다.

3루 측 롯데 팬들은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냈고, LG 팬들로선 '왜 오늘은 중견수로 안 가나' 싶은 호수비의 연속. 하지만 첫 실수에 웃을 수 없었다.

5회 1사 후에는 견고한 수비로 이름난 노진혁이 문성주의 정면 타구를 뒤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했다. 때문에 이미 끝났어야할 5회가 2사 1루에 오스틴까지 이어졌다. 문성주는 앞서 홍창기가 두차례나 반즈의 견제에 당했음에도 과감한 2루 도루를 택했고, 성공시켰다. 그리고 오스틴의 타구가 인정 2루타가 되면서 홈을 밟았다. 만약 실책이 없었다면, 도루가 없었다면 나지 않았을 점수였다.

6월의 첫날 나온 2개의 실책이 시리즈 루징으로 이어졌다. 롯데로선 기분이 좋지 않은 한달의 시작이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