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머리가 나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지난 2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2-1의 살얼음 리드 속에 LG 박동원이 6회말 달아나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15호 포. 6월 7일 고척 키움전 이후 25일, 20경기만에 터진 홈런이었다. 당시만해도 홈런 1위였던 박동원이 잠잠해진 사이, SSG 랜더스의 최 정과 한화 이글스 노시환이 추월했다.
박동원이 홈런을 친 뒤 염경엽 감독과 더그아웃에서 대화하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염 감독이 한참을 말한 뒤 박동원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몇차례 두드리는 장면이 나왔다.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다.
염 감독은 4일 우천으로 취소된 잠실 KT 위즈전에 앞서 취재진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취재진이 "왜 꿀밤을 줬냐"고 묻자 염 감독은 웃으며 "꿀밤이 아니고 머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머리가 앞으로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홈런이 나왔다고 알려준 것"이라면서 "최근 박동원이 홈런은 물론 안타가 잘 나오지 않은 것은 머리가 앞으로 먼저 나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5월에 타율 3할3푼3리(75타수 25안타) 9홈런 25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5월 MVP에 올랐던 박동원은 6월 들어 방망이가 식었다. 타율 2할6푼4리(82타수 19안타) 1홈런 13타점에 머물렀다.
염 감독은 그 원인을 머리와 함께 몸이 먼저 나간 것으로 진단했다. "머리가 앞으로 먼저 나가면 제대로 팔로스루를 할 수 없다. 당연히 멀리 치기 힘들다"면서 "박동원이 잘 친 것 같은 타구도 대부분 왼쪽으로 파울이 된 게 많았다. 다 머리가 먼저 나갔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박동원의 나빠진 타격을 고치기 위해 최근 연습 때 애런 저지 타격으로 치게 했다고. 염 감독은 "애런 저지가 크로스로 치기 때문에 뒷발을 뒤로 빼고 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머리가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박동원에게도 그렇게 치면서 연습하게 했었다"라고 했다. 그 연습법이 효과를 봤다고 할 수 있을 듯.
4년간 65억원에 온 박동원은 올시즌 LG에서 보물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4일 현재 타율 2할7푼5리(236타수 65안타) 15홈런 4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팀내 홈런 1위, 타점 2위다. OPS 0.891로 1위. 중요한 순간 한방씩 때리면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조금 잠잠했던 박동원의 장타가 다시 터졌다. 다시 기대감이 올라간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