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25)은 지난달 22일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21일 KT전에 나선 나균안은 5이닝 10안타 2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올 시즌 처음으로 두 자릿수 안타를 내줬다. 짜임새 있는 KT 타선의 공략법이 통했다고 볼 수도 있었던 날. 하지만 묵직한 직구와 각도 예리한 포크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내던 나균안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튿날 롯데는 나균안이 투구 후 오른쪽 팔꿈치에 경미한 통증을 느껴 부상자 명단에 등재한다는 발표를 했다. 검진 결과 큰 이상이 발견되진 않았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내린 결정. 나균안은 1군 복귀전이었던 지난 5일 한화전에서 5이닝 4안타(1홈런) 2볼넷 1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며 컨디션을 되찾는 듯 했다.
1주일 뒤인 12일. 창원NC파크에서 나균안은 복귀 후 두 번째 등판에 나선 나균안은 불과 4이닝 만에 9안타(1홈런) 2볼넷 2탈삼진의 기록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나균안의 투구수는 84개였다. 주무기인 직구(33개·140~148㎞) 포크볼(33개·126~135㎞)의 구속은 나쁘지 않았고, 커터(11개·132~139㎞)와 커브(7개·115~120㎞)를 섞었다.
문제는 구위와 제구였다. 일정한 초속과 종속으로 타자들에게 묵직한 느낌을 주던 직구는 썩 위력적이지 않았다. 포크볼 속도는 좋았으나 각도는 통증 전과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어 보였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대부분 포크볼을 선택하는 모습이었으나, NC 타선을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안타-뜬공-안타로 이어진 2회말을 제외한 모든 이닝에서 안타나 볼넷 등으로 연속 출루가 나온 점도 아쉬움이 남을 만했다. 결과는 승리 요건에 못 미치는 4이닝 투구였다.
2020시즌을 앞두고 왼손 유구골 골절을 한 뒤 포수 마스크를 벗고 투수로 전향한 나균안은 이듬해 1군 마운드에 올라 46⅓이닝을 던졌고, 지난해엔 117⅔이닝을 소화했다. 고교 졸업 후 프로에 포수로 입단한 만큼 전문 투수에 비해 싱싱한 어깨가 강점으로 꼽혔지만, 3시즌 연속 1군 동행을 하면서 누적된 피로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올스타 휴식기에 돌입하는 나균안이 후반기에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