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불혹을 넘겨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일조한 미들블로커 정대영(41)은 올 시즌 GS칼텍스에서 새 시즌을 시작한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뛰었던 팀이기에 낯설진 않다. 하지만 '은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새 도전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일본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시에서 전지훈련 중인 정대영은 자신의 새 도전 배경에 대해 "모든 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GS칼텍스와 계약하기까지 많이 고민했다"며 "40대 나이에 익숙한 환경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배구 선수뿐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은퇴를 앞둔 선수도 FA자격을 얻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큰 결심 뒤엔 자신과 같은 배구 선수의 길을 걷는 딸 김보민양(13·제천여중)의 응원이 있었다. 정대영은 "딸에게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보민이는 과묵한 편인데, (이적 결심을 한) 내게 '대단하다'며 응원해주더라. 딸을 위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20년 이상 선수 생활을 한 탓에 몸엔 성한 곳이 없다. 두 무릎 연골은 모두 닳은 지 오래다. 정대영은 "지난 시즌 무릎이 매우 아파서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최근 집중 치료와 관리를 한 덕에 많이 좋아졌다. 앞으로 3년은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후배들에게도 '언니'가 아닌 '동료'로 다가가고 있다. 16살이 어린 주장 강소휘는 "소녀 같은 언니"라며 "세대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귀띔했다. 정대영은 "나이를 생각하면 그 나이처럼 행동하게 되더라. 한국 사회는 너무 나이를 신경 쓰는 것 같다"며 "어차피 인생은 한 번뿐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삶이 행복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정대영은 "가끔 보민이와 프로무대에서 함께 뛰는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라며 "현실적으로 힘들겠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해보겠다.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