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가을야구는 올해도 쉽게 허락되지 않는 분위기다.
연승으로 분위기를 끌어 올리던 KIA 타이거즈가 또 악재를 만났다. 25일 광주 한화전에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치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던 마리오 산체스(29)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1차 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된 산체스는 2차 검진에서 우측 주관절(팔꿈치) 내측측부 인대 부분 손상 및 충돌증후군 증상으로 3주 소견을 받았다. 수술을 피한 것은 다행이지만, 3주 재활을 마친 뒤 투구 빌드업 과정을 고려할 때 한 달 안팎의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정규리그 40경기를 남겨둔 KIA는 더블헤더가 열리지 않는다면 오는 10월 중순까지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산체스가 예정대로 복귀한다면 정규시즌 막판 선발진에 합류하는 그림이 예상된다. 어디까지나 재활 과정이 예상대로 흘러갔을 때의 일이다.
산체스가 예정보다 일찍 복귀해도 선발진 구멍은 메워지지 않는다. 내달 22일 이의리(21)가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한다. 산체스가 이 때까지 복귀하지 못하게 되면 KIA는 선발 5명 중 2명이 빈 가운데 막판 순위 싸움을 펼쳐야 한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 공백은 KIA의 5강 도전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KIA는 최근 강력한 타선의 힘으로 최근 연승을 쌓아왔다. 그러나 마운드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숀 앤더슨과 정해영이 재조정 차원에서 1군 말소된 이후 대체 선발과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했던 전반기 KIA가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돌아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때문에 선발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
29일부터 대체 선발 체제를 가동한 KIA다. 어깨 염증으로 한 턴을 쉬는 이의리의 빈 자리에 김건국(35)이 호출 받았다. 이외에도 불펜 요원 김재열(27)과 앞서 대체 선발 역할을 했던 황동하(21)가 대체 선발 후보다. 이들 세 명 모두 퓨처스(2군)팀 손승락 감독이 주도한 투수 아카데미를 통해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입단테스트를 거쳐 KIA에 입단한 김건국은 이전보다 적극적인 피칭으로 1군 대체 선발 역할까지 맡는 발전상을 보였다. 제구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김재열과 황동하 역시 피칭 디자인을 새롭게 가져가면서 지난해보다 크게 발전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KIA는 올 시즌 초부터 대체 선발 육성을 위해 세 선수를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기용했고, 선발 자리가 빌 때 활용한 바 있다. 산체스의 부상과 이의리의 대표팀 차출 등으로 남은 시즌 사실상 대체 선발 활용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이들의 활약이 KIA의 5강행을 결정 짓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