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55)은 항저우아시안게임이 끝나자마자 수술대에 올랐다. 무릎 때문이었다. 황 감독은 아시안게임 내내 투혼을 발휘했다. 황 감독은 지난 9월 두집 살림을 했다. 창원에서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과 파리올림픽 1차예선에 나선 올림픽대표팀을 동시에 이끌었다. 강행군이었다. 오전, 오후 빡빡한 스케줄이 이어졌다. 현역 시절부터 고질적인 무릎으로 고생했던 황 감독은 결국 탈이 났다. 매일 밤마다 아이싱을 하며 버텼다. 올림픽 1차예선을 통과한 후 곧바로 항저우에 갔고, 황 감독은 극심한 통증 속에서도 내색 없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끌었다. 황선홍호는 말그대로 완벽한 레이스 끝에 7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황 감독은 대회 후 밀려드는 스케줄을 뒤로 하고, 무릎 수술부터 받았다. 각종 행사부터 인터뷰 등 요청이 쏟아졌지만, 치료가 우선이었다. 파리올림픽 준비 때문이었다. 올림픽대표팀은 내년 4월 카타르에서 2024년 파리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대회인 2024년 U-23 아시안컵에 나선다. 한국 축구는 '올림픽 최다 연속 출전'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8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역대 최다 연속 출전' 기록을 세운 한국은 2020년 도쿄 올림픽 본선에 출전하며 역대 최다 연속 출전 기록을 9회로 늘렸다. 황선홍호는 이번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의 역사를 쓴다는 각오다.
황 감독에게도 중요한 대회다. 사실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아시안게임은 중간 단계였다. 그의 진짜 시험무대는 올림픽이다. 황 감독은 올림픽을 발판으로 A대표팀 감독까지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가운데서도, 황 감독이 굳이 두집 살림을 이어갔던 것 역시 올림픽 준비를 위해서였다. 이번 프랑스 전지훈련은 본격적인 파리행을 위한 첫 걸음이다. 대표팀은 13일 출국했다.
황선홍호는 프랑스에서 귀중한 두번의 평가전을 갖는다. 프랑스 르아브르에서 17일 현지 프로팀과 연습 경기를 치르고, 20일에는 '레전드 골잡이' 티에리 앙리가 지휘하는 프랑스 21세 이하(U-21) 대표팀과 평가전을 펼친다. 파리올림픽이 펼쳐지는 현지를 일찌감치 경험할 수 있는데다,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황 감독은 유럽파를 비롯해,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해당 연령 선수들을 모두 선발했다. 특히 이번 프랑스 전훈이 U-23 아시안컵을 대비하는 성격인 만큼, 4월 발탁이 쉽지 않은 유럽파를 최소화하고 K리거 중심으로 명단을 꾸렸다. 그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하며 대체 발탁하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우승의 여운을 완전히 접어놨다는 황 감독은 "내년 4월 U-23 아시안컵이 제일 중요하다. 준비를 잘해야 한다"며 "아시안게임과는 연령대가 달라서 새로운 팀을 조합해야 한다. 선수 특성에 맞추면서 기존 전술을 유지하되 여러 상황을 고려해 팀을 운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당연한 승리는 없다. 그만큼 준비가 필요하다"며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은 큰일이다. 최종예선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