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올 시즌 우리가 맞붙은 팀 중 단연 최고였다."
리버풀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는 12일(한국시각)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파리생제르맹(PSG)과의 2024~202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승부차기 패배로 탈락 고배를 마신 뒤 이같이 말했다. 1차전 홈경기에서 0대1로 패한 PSG는 2차전에서 우스만 뎀벨레의 선제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고, 수문장 잔루이지 돈나룸마의 선방쇼에 힘입어 대역전극을 벌였다. 승부차기에선 리버풀의 다르윈 누녜스와 커티스 존스가 실축했다.
반 다이크는 PSG와 16강 1차전에서 PSG 고위 관계자와 페널티킥 파울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2차전을 마치고는 패배를 순순히 받아들였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의 업적이 높이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은 "내가 직접 지휘한 경기 중 최고였다"라고 했다.
PSG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은 건 반 다이크 한 명만이 아니다. '아스널 전설' 티에리 앙리는 CBS스포츠의 챔피언스리그 방송에 출연해 PSG의 경기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와우'라는 표현을 반복한 앙리는 "비티냐가 경기를 조율하고 수비하는 방식은 차원이 다르다. 차원이 달라. 주앙 네베스, 누누 멘데스, 윌리암 파초 모두 끝내준다. 아치라프 하키미..와우. 프랑스 축구가 이런 모습을 보여 매우 기쁘다. 나세르 엘 켈라이피에게도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엔리케 감독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가 팀을 하나로 만드는 방식을 보라. 때때로 재능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온 더 볼과 오프 더 볼에서 모두 잘해야 한다. PSG, 와우"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앙리와 함께 방송에 출연한 전 이탈리아 스트라이커 크리스티안 비에리는 옆에서 PSG의 플레이스타일이 바르셀로나와 같다고 평했다. 그는 경기 전엔 "PSG가 지난주(16강 1차전)에 펼친 플레이는 지난 5~6년간 본 적이 없는 모습"이라고 경기를 지배하는 엔리케볼을 극찬했다.
비에리는 "오늘 밤, 까다로운 안필드에서 열리는 경기이기 때문에 PSG가 빅팀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PSG는 안필드 테스트를 보기좋게 통과했다. 미드필더 이강인은 연장전에 교체투입해 팀 승리를 뒷받침했다. 비에리는 또 PSG와 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격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PSG는 8강에서 우승후보를 피했다. 잉글랜드 클럽 애스턴빌라를 상대한다.
'맨유 전설' 리오 퍼디낸드는 TNT스포츠에서 "지금의 PSG는 선수단과 서포터가 서로 연결된 것처럼 보인다"며 "PSG가 플레이하는 방식, 사고방식, 엔리케 감독의 경기 스타일, 빌드업까지. 올해가 아니더라도 2~3년 안에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강인은 올해 들어 주로 교체로 출전하고 있다. 1월에 영입한 '조지아 마라도나' 흐비차 크라바츠켈리아의 영입 영향으로 입지가 줄었다. 선수 개인은 출전시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겠지만, 팀은 킬리안 음바페(레알마드리드), 네이마르(산투스), 리오넬 메시(인터마이애미)가 뛰던 시절보다 더 나은 축구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반기에 '이강인 제로톱' 등 다양한 카드를 실험한 엔리케 감독은 흐비차라는 마지막 퍼즐을 찾아 팀의 완성도를 높였다.
PSG는 2025년에 들어 컵대회 포함 19경기에서 무려 17승을 따냈다. 프랑스리그앙에서 최근 6연승 및 시즌 무패로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 큰 고비를 넘겼다. 통계업체 옵타는 슈퍼컴퓨터를 통해 PSG가 준결승에 진출할 확률을 74.6%로 높게 점쳤다. 우승 확률은 20.3%로 8강 진출팀 중 가장 높다. 바르셀로나가 19.6%, 아스널이 18.5%, 레알마드리드가 10%, 바이에른뮌헨이 9.2%다.
역대 한국 선수 중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건 박지성(맨유) 한 명뿐이다. 2007~2008시즌 빅이어를 들었다. 이강인과 김민재는 18년만의 한국인 빅이어에 도전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