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006년 이후 가장 좋은 스타트. 한화 이글스의 올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한화는 지난 20일까지 개막 후 25경기를 소화했다. 25경기에서 14승11패 승률 0.560을 기록하면서 1위 LG 트윈스에 이어 단독 2위에 올랐다.
3월 스타트는 저조했다. 3월 22일 정규 시즌 개막 이후 3월에 치른 8경기에서 3승5패에 그쳤지만, 4월 들어 17경기 11승6패의 성적을 거두며 하위권에서 상위권까지 단숨에 점프했다. 지난 4월 3일 10위까지 밀려났던 한화는 4월 10일 9위, 4월 11일 7위, 4월 15일 6위, 4월 17일 5위, 4월 18일 3위, 4월 19일 2위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는 2006년 이후 가장 좋은 시즌 스타트다. 25경기를 소화한 시점을 기준으로 봤을 때, 2006년 한화는 15승1무9패 승률 0.625의 성적을 기록했었다. 2006년은 한화가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에서 현대 유니콘스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최종 준우승으로 막을 내렸던 시즌이다.
그 이후로는 시즌 초반 줄곧 부진했다가, 2015년 14승11패 승률 0.560으로 올해와 동률을 이뤘었다. 2015년은 한화가 정규 시즌을 최종 6위로 마쳤던 해다. 이글스의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 시즌인 1999년에도 25경기 기준 11승14패 승률 0.440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승수를 쌓는 페이스가 더 빠르다.
아직 119경기가 더 남아있지만, 올 시즌 초반 한화가 보여주고있는 힘이 확실히 느껴지는 기록이다. 무엇보다 수치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한화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3.58로 3위를 기록 중이다. 선발, 불펜 모두 리그 상위권이다. 특히 선발승이 25경기에서 11번으로 리그에서 두번째로 많다. 1위 LG가 선발 14승을 기록 중이고, 한화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 부분이 가장 안정적이다.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에 엄상백, 문동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이 워낙 탄탄한데, 시즌 초반 그 증거를 성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타선도 노시환의 부활이 기폭제가 됐다. 2023년 31홈런을 터뜨리며 KBO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던 노시환은 지난해 24홈런-타율 2할7푼2리로 살짝 주춤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25경기에서 벌써 8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건강한 몸으로 클러치 상황에서 결정적인 대포들을 쏘아올려주고 있다.
고민거리였던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도 최근 10경기에서 4할9리(44타수 18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퇴출 1호 타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초반 분석이 무색할 정도로 연일 '멀티 히트'를 기록하면서 강타선을 이끈다.
이번주가 올 시즌 달라진 한화를 시험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이번주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를 차례대로 만난다. 주중 부산 원정에서 롯데와 3연전을 치르고, 주말 대전 홈으로 무대를 옮겨 KT를 상대한다.
최근 10경기 9승1패의 성적을 기록 중인 한화 못지 않게, 롯데도 8승2패로 상승 흐름을 타고있는 팀이다. 이번 주중 롯데와의 3연전에서 승자가 분위기를 더 달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는다.
여기에 주말에 상대할 KT는 올해 리그에서 투수진이 가장 막강한 팀이다. 팀 평균자책점 1위 (2.45)에 선발진 평균자책점도 압도적 1위(2.18)를 기록 중이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부상으로 이탈했다는 변수가 발생한 상황에서, 한화가 KT마저 무너뜨린다면 상위권 순위를 더 굳혀나갈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