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 노동하다 귀농…꾸준함·성실함으로 가능성에 도전
6차 산업 도전하고 경쟁력 갖춘 식품 가공공장 설립 목표
[※ 편집자 주 = 연합뉴스는 농협중앙회와 함께 4월 25∼27일 사흘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 전시장에서 '2025 와이팜 엑스포(Y-FARM EXPO)'를 개최합니다.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한 농촌 일자리 정보와 귀농귀촌 성공 모델 및 지방자치단체별 귀농귀촌 정책을 제공하는 자리로, 올해는 88개 지방자치단체와 35개 기관·기업이 참가합니다. 연합뉴스는 귀농귀촌의 성공사례로 뽑혀 박람회에서 '2025 청년농업인 대상'을 받은 청년 농업인 8명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정읍=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고된 노동 속에 찾은 것은 경제적 보상만이 아니었다. 땀 흘린 만큼 거두는 농사의 정직하고 굳건한 원리였다.
어렸을 때부터 농사꾼 부모님께 그렇게 배웠고 체득했다.
20대 초반 군 제대 후 경기도와 인천에서 건설일 등을 했으나 귀농의 꿈을 버리지 못해 미련 없이 고향으로 돌아왔다.
연합뉴스와 농협중앙회가 25∼27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 전시장에서 개최하는 '2025 와이팜 엑스포(Y-FARM EXPO)'에서 '청년농업인 대상'을 받은 3년 차 농부 강형민(27)씨의 귀농 이야기다.
그의 일터는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칠보면의 너른 평야. 동네에서 성실하기로 소문 난 아버지와 어머니가 평생을 땀 흘린 곳이다.
고향에 다시 터를 잡기 전까지 강씨의 삶에 '농업'은 아예 없었다.
수도권에서 건설 등 다양한 일을 하다가 2023년 '정직한 땀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고향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전업 농부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아는 부모님은 반대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처음엔 부모님께서 반대했지만, 제가 열심히 농사를 짓는 모습을 보시면서 지금은 가장 큰 지원군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현재 벼농사는 물론 논콩, 양파, 고추, 멜론 등을 재배하고 있다.
전체 2만8천평(9만2천여㎡) 중 40%는 부모님의 땅이고 나머지는 고령 농민 등에게서 빌려서 짓고 있다.
의지와는 달리 진한 흙냄새를 맡으며 버티는 삶이란 쉽지 않았다.
농사 특성상 태풍 등 재난 재해에 취약했고, 관공서를 상대로 해야 할 낯선 일도 많았다.
정착과 보조사업, 농업지원사업 등을 활용하기 위해 농업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작년 '청년귀농 장기교육'을 수료했다.
5개월간 교육을 받으면서 작물 정식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을 비롯해 토양, 비료 관리, 마케팅, 농업 관련 법규, 세무·회계, 주민과의 갈등관리 등을 배우며 미처 알지 못했던 농업·농촌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했다.
올해는 지역농협과 계약재배를 체결해 3천평(1만㎡) 규모의 양파를 재배 중이며 앞으로 출자금 배당 등을 이용해 독립경영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의 경영철학은 꾸준함과 성실함이다. 매일 작물의 생육 상태를 점검하고 영농일기를 쓰면서 계획적으로 영농 일정을 관리하고 있다.
강씨는 앞으로 2차 가공산업과 3차 체험관광 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해 6차 산업에 도전할 꿈에 부풀어있다.
6차 산업은 우리 농산물로 농부가 직접 제품을 만들고 농촌과 제품을 체험하고 즐기는 산업을 말한다.
강씨는 "오로지 저의 선택과 노력으로 결실을 보고 생산부터 판매까지 수행했을 때 성취감과 희열, 자부심은 말로 다 못 할 정도로 벅차고 뿌듯하다"며 "농업이 주는 가치와 가능성을 인식했기에 평생 직업으로 선택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앞으로 콩을 활용한 장류와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해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위생·품질 인증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식품 가공공장을 설립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ollenso@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