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논쟁서 에너지 제외해야…AI산업 부상에 기업들 원전 의존 심화할 것"
"2050년까지 원전 발전 용량 3배로 늘려야…매년 40GW 신규발전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세계원자력협회(WNA) 사마 빌바오 레온 사무총장은 29일 "인공지능(AI) 산업이 부상함에 따라 많은 기업이 더욱더 원자력 에너지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정치적 논쟁에서 에너지를 제외하고, 에너지를 장기적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마 빌바오 레온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원자력연차대회·국제원자력산업전'에 참석하기에 앞서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많은 국가들이 에너지와 관련해 실용주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뿐 아니라 항공·기계 등 여러 분야에서도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으며, 원전이 많은 산업계의 성장을 가지고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탄소에너지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풍부하게 제공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에너지 정책에서 무엇보다도 우선순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탄탄한 원자력 공급망을 갖추고 있고, 훌륭한 원전 생태계·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어서 전 세계 다른 국가들의 원전 산업을 도와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한국의 역할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원전 운영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점이 인상 깊었으며, 다른 국가들이 한국의 원전 운영을 본받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한국이 곳곳에서 원전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더 많은 사업을 전 세계 곳곳에서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마 빌바오 레온 사무총장은 이후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3배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첨단 기업 시설에 전력을 중단 없이 공급하려면 원자력이 전력 생산의 핵심"이라며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3배로 늘리려면 매년 40GW(기가와트)의 새로운 발전 용량을 설치해야 하며, 이것을 25년 동안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매년 1천㎿(메가와트) 규모의 대형 원전 20개와 700㎿ 규모의 소형모듈원자로(SMR) 70여개를 동시에 짓는 것과 마찬가지의 규모라는 설명이다.
사마 빌바오 레온 사무총장은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3배로 늘리려면 공급망 확보와 함께 산업계의 역량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한국은 기존 공급망이 뛰어나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과 협업하면서 프로젝트들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원자력연차대회는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 중립, AI 등으로 급증할 전력 수요에 대한 원자력의 역할을 높이기 위해 '인류를 위한 원자력의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열렸다.
국내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해 한국전력공사, 한전KPS,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DN,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웨스팅하우스, 오라노, 프라마톰 등 국내외 주요 관련 기업들이 참가해 각 사가 보유한 기술과 제품을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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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