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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매장 텅텅 빌라…"월마트·타깃, 中공장과 일부 거래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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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미 소매업체·중국 수천개 공장 생존 문제"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타깃이 미·중 관세전쟁으로 몇 주간 중단했던 중국산 상품에 대한 주문을 일부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산 제품이 계속 들어오지 않을 경우 미국 소매업체 매장에 물건이 동이 나고 최소한의 공급망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CNN 방송은 월마트와 타깃이 관세와 관련한 불확실성으로 몇 주 전 중단했던 주문을 최근 부분적으로 재개했다고 미국 유통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중국 내 공장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문 재개 물량이 어느 정도 인지는 불분명하다.
중국 안후이성에서 장난감 자동차 공장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뒤 지난주 월마트의 주문이 재개됐다고 CNN에 밝혔다.
그는 "미국 매장에 재고가 많지 않으며, 우리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고 있다. 우리 제품은 부가가치가 낮아 관세율이 30% 정도로 떨어지면 소비자들이 사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국 고객사들이 대부분 할인을 요구하고 있어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고객들이 보통 이 시기에 사전 주문을 넣는다고 설명했다.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5월부터 10월까지 장난감을 많이 생산해 배송한다는 것이다.

월마트·타깃·홈디포 등 미국 소매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관세전쟁이 지속되면 (매장) 진열대가 텅 비게 될 것"이라면서 2주 안에 공급망 혼란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장난감과 저가 의류 등의 소비재가 가장 먼저 타격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 저장성 동부에서 수영용품을 생산하는 업체 대표도 2주간 주문이 없었던 타깃에서 28일 주문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두 달 후면 미국 매장 매대가 텅 비게 될 것"이라며 할인 요청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코스트코와 샘스클럽 등 다른 고객사의 주문은 아직 재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유통업체들이 부분적으로라도 거래를 재개하려는 것은 관세전쟁으로 공급망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미리 재고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이는 미국 소매업체뿐만 아니라 제품을 공급하는 중국 내 수천개 공장의 생존에도 중요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홍콩 신문 명보도 지난 26일 무역박람회에 참석한 도자기업체들을 인용해 월마트가 일부 중국업체에 주문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한 업체는 "주문이 부분적으로 재개됐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월마트가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주문을 취소 또는 보류해왔던 중국 납품업체들에 선적 재개를 요청했다고 지난 29일 보도했다.
중국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의 마이클 하트 회장은 월마트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은 채 주문 재개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기업들이 특정 품목과 제품을 관세 면제 목록에 올리는 것에 대해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면서 "특히 제품이 국가에 중요하거나 다른 누구도 공급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월마트와 코스트코, 타깃 등에 담요와 쿠션을 수출해온 중국의 한 업체 대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달 초에 고객사의 주문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건 이런 불확실성이 몇개월이나 지속될 것이냐는 것"이라면서 "6개월이 될지, 9개월이 될지 모르지만 기업들은 그렇게 오래 기다릴 수 없다. 결국 중소기업들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atw@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