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 보고 "北, 무인기 등 신형장비 숙달로 전투력 향상…현지 일탈행위도"
"北, 러에서 정찰위성 기술·무인기·전자전 장비·지대공 미사일 등 받아"
"2016년 이후 北탈취 가상자산 6조원대…QR코드 이용한 스마트폰 해킹도"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조다운 기자 = 국가정보원은 30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가운데 사망 600명을 포함해 총 4천700명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북한군은 2차례에 걸쳐 총 1만5천명을 러시아에 파병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진입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대부분 영토를 수복함에 따라 3월 이후 교전이 감소했다고 국정원은 정보위에 알렸다.
3차 파병은 아직 가시적 움직임은 없지만 가능성은 존재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북한군은 참전 6개월이 지나면서 초기의 미숙함이 줄고 무인기 등 신형 장비에 익숙해지면서 전투력이 상당히 향상됐다고 국정원은 평가했다.
다만, 파병 장기화로 북한군 내 과음·절도 등 현지 일탈 행위도 보고됐다고 한다.
사망자 중 상당수는 현지에서 화장된 다음 본국으로 이송됐고, 부상자 가운데 2천여명은 올해 1∼3월 항공기와 열차 편으로 북한에 송환돼 평양 등지에 격리 수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가 생포한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와 관련해 김 의원은 "보고가 있었지만, 답변이 제한되는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구체적인 송환과 관련된 논의라든지 협상이나 이런 것이 있다는 보고는 일절 없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파병 및 무기 수출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정찰 위성과 발사체 기술 자문, 무인기 실물, 전자전 장비, SA-22 지대공 미사일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했다.
또 금속·항공·에너지·관광 등 14개 부문에서 산업 현대화를 논의 중으로, 북한 노동자 1만5천명 정도가 러시아에 송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가 북한에 현금을 준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핵 추진 잠수함은 핵심 장비 기술 확보가, 구축함은 통합 운용 시스템 구축이 각각 관건이라 러시아의 조력 없이 단기간 내에 전력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대전 경험을 우리 식으로 소화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정찰 및 자폭형 무인기, 조기경보기 개발 및 전력화, 방공 전력 확충에 매진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북한의 사이버 위협도 이날 정보위에서 다뤄졌다. 북한은 드론·조선업체 등 방산 분야 해킹에 집중하면서 비(非) 군사 분야로도 사이버 공격 횟수를 늘렸다.보건·의료 분야에서 발생한 북한의 해킹은 1분기 기준으로 작년 2건에서 올해 14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발생한 북한발 해킹 피해는 1분기 기준 작년보다 14% 줄었지만, 사회 혼란 유발이나 정보 수집 확대를 목적으로 둔 공세적 해킹은 증가하고 있고 IT 제품 취약점을 악용한 공급망 공격 및 생성형 AI 활용 해킹 등 수법이 고도화되는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했다.
북한은 해킹 메일 본문에 QR 코드를 삽입해 악성 앱 설치를 유도, 스마트폰을 해킹하는 '큐싱' 수법도 사용했다고 한다.
북한이 2016년 이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탈취한 가상자산은 총 43억 달러(6조1천189억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국정원은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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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