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서울서 SKT 그랑프리…오상욱·구본길·전하영 등 출전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 펜싱의 간판 종목인 사브르 선수들이 안방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대한펜싱협회는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2025 서울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선수권대회를 개최한다.
그랑프리는 펜싱 국제대회 중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다음으로 많은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권위 있는 대회로, 한국은 2015년부터 사브르 그랑프리를 열고 있다.
올해 대회엔 31개국 340여 명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사브르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 때 한국 펜싱의 메달 전체(금2·은1)를 책임진 핵심 종목이다.
당시 주역인 남자 사브르 2관왕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을 필두로 우리나라에선 40명의 선수가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특히 오상욱은 올림픽 이후 재충전 시간을 가지며 이번 시즌엔 국가대표팀엔 속하지 않은 채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가운데서도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어서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오상욱은 "올림픽 이후 제 속의 또 다른 동기를 찾으려고 노력해왔다. 현재 대표팀은 아니지만, 이번 대회도 대표 선수의 마음으로 나왔다"면서 선전 의지를 다졌다.
오상욱과 마찬가지로 지금은 대표팀을 떠나 있는 베테랑 구본길(부산광역시청)은 "국내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대회에서 한 번도 입상한 적이 없다. 메달 욕심이 있지만, 경기는 열심히 하되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리 올림픽을 계기로 대표팀 주축으로 자리 잡은 '영건' 박상원(대전광역시청·세계랭킹 5위)도 "올림픽 이후 팀 분위기가 많이 올라왔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대회를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상위 랭커로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시상대에 서고 싶다"고 다짐했다.
남자 대표팀의 원우영 코치는 "박상원이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선 만큼 가장 기대하고 있으며, 파리 올림픽 단체전 우승 멤버 중 아직 경기력이 올라오지 못한 도경동(대구광역시청)이 열심히 준비한 만큼 역시 기대할 만하다"고 전했다.
파리에서 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결승 진출과 은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던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세대교체 주역 전하영(서울특별시청)과 최세빈(대전광역시청) 등도 입상에 도전한다.
올림픽 이후 국제대회에서 연이어 입상하며 세계랭킹 2위에 오른 전하영은 "멘털과 기술이 한 단계 성장했다. 그 자신감이 월드컵이나 그랑프리 대회에 나섰을 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시상대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국현 여자 대표팀 코치는 "전하영과 최세빈이 파리 올림픽에서 각각 4, 6위에 오른 뒤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 두 선수 모두 부상 문제만 없다면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선수들 외에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한국을 찾는 가운데 파리 올림픽 결승전에서 오상욱과 맞붙었던 세계랭킹 3위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도 출전해 '리턴 매치' 기대감을 키운다.
페르자니는 "한국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고, 올 때마다 좋다. 다시 오게 돼 기쁘고, 최고의 경기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면서 "몇 년 전 제게 올림픽 메달을 딸 수 있을 거라고 말해준 오상욱과 함께 올림픽 시상대에 서서 기뻤고, 이번에도 맞붙는다면 좋은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욱은 "페르자니와 지금은 웃고 있지만 사실 매우 견제하고 있다. 파리에선 제가 이겼으나 똑똑한 선수라 언제라도 질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면서 "준결승 이후에 만나면 좋겠지만, 언제 만나더라도 이 선수와 함께 경기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화답했다.
songa@yna.co.kr
<연합뉴스>